인맥 관리가 성패 가른다
  • 김미영 (창업전문기자) ()
  • 승인 2009.04.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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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조식품점 ‘부부 창업’ 성공 사례

▲ 대형 횟집을 운영하다 비브리오 파동으로 사업을 접었던 이익훈·김영애 부부는 외부 악재에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건강보조식품 전문점(위)을 선택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불황에도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한 듯하다. 지난해 멜라민 파동, 이물질, GMO(유전자 변형 식품) 등 먹을거리와 관련한 안전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이 국내산으로 만든 안전한 먹을거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창업시장에는 건강과 관련한 사업 분야에는 온기가 돌고 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홍삼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익훈(56)·김영애(53) 부부는 “건강보조식품 전문점 창업으로 돈도 벌고, 나와 가족의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라며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 부부의 성공 창업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평소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았던 이익훈·김영애 부부는 지인이 운영하는 홍삼 판매점에 손님이 꾸준히 몰리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무작정 창업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횟집을 열어 이미 한 차례 참혹한 실패를 경험한 이씨는 신중하게 준비를 했다.

“한때 3~5층짜리 건물에 좌석 3백석 이상을 갖춘 ‘○○수산’이라는 대형 횟집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친구들과 10억원 정도를 들여서 야심차게 문을 열었는데 비브리오 파동이 일어나 망했다. 매장을 정리하니 2억원 정도 남더라.”

선두 브랜드 포기하고 신축 아파트에 점포 얻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창업시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한 것은 1 년 정도 휴식 기간을 가진 뒤였다. 건강보조식품점은 무엇보다 외부 악재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6개월 동안 가맹점 본사 여러 곳을 찾아가서 창업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각 지방에 개설된 가맹점을 방문해 영업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고 운영자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도 나누었다.

그러나 마음에 두었던 선두 브랜드는 가맹점이 이미 각 상권에 모두 들어선 상태. 게다가 비싼 창업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시장조사 결과 후발 업체의 제품 및 브랜드 경쟁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선두 업체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

브랜드를 결정한 뒤에는 업종과 준비된 창업 자금에 적합한 점포를 마련하는 문제에 부딪혔다. 대로변의 목 좋은 점포의 경우 대부분 33㎡ 규모에 1억원이 넘는 권리금을 요구했다. 부부는 점포에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 발품을 판 끝에 신축 아파트 1층에 위치한 53㎡ 규모의 점포를 권리금이 없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시설비 3천만원, 초도 물품비 5천만원, 인테리어비 5천만원 등 총 1억5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홍삼 판매점을 열었다(점포 비용 제외).

개업 후에는 태도를 ‘신중함’에서 ‘적극적’으로 1백80˚바꿨다. 길거리에 나가 전단지를 배포하고 아파트 광고 책자, 엘리베이터 광고, 신문 삽지 광고 등을 동시에 내보내는 등 사람들에게 점포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매장에 발을 들이는 손님에게는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대했다.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신중하고 까다로운 반응을 보였던 손님들은 이씨 부부의 한결같은 자세에 하나둘 단골 손님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창업 6개월 만에 부부의 점포는 6백여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다른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던 손님들이 70% 이상 넘어왔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건강보조식품 판매점의 성패는 인맥 관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기존의 사회생활을 통해서 관리해온 인맥 관리도 중요하고, 신규 고객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

“업계에서 흔히 하는 이야기로 한 사람만 잘 관리하면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건강식품의 특성상 한 사람이 먹어보고 주변에 좋다고 소개하면 주저없이 구매하는 것이 한국인의 건강식품 구매 스타일이다. 때문에 한 사람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필수”

일반적으로 손님이 건강보조식품을 처음 구입하게 되기까지는 신뢰감이 쌓이는 시간이 필요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부부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창업 두 달째부터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현재 월평균 매출 3천만원 정도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의 70~80%는 인근에 거주하는 30~50대 주부들. 따라서 팔리는 제품은 아이들을 위한 제품에서 어른들을 위한 제품까지 고른 편이라고 한다. 캔디, 비타민과 같은 사은품은 고객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소이다. 재료를 직접 다려서 먹는 고객도 30~40%에 이른다.

이씨는 “대형 평수 아파트의 경우 건강식품을 선물로 받거나 백화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히려 중소형 평수 아파트가 유리하다”라고 귀띔했다. 건강보조식품 판매점은 노동 강도가 그렇게 센 편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업종에 비해 운영이 비교적 수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매출이 쉽게 오르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제품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또, 손님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할 줄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씨는 “건강식품의 경우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자신감 있는 판매자의 자세가 중요하며, 특히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타 브랜드 제품을 비방하는 것은 신뢰감을 떨어뜨려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자사 제품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또, 부부의 경험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여 명 이상의 손님이 방문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홍보도 중요하다고.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건강보조식품 판매점의 경우 단기간에 승부를 내고 싶은 사람은 창업자로 적당하지 않으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최소한 6개월 정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건강 파수꾼 자처하라"

이익훈·김영애 부부의 성공 노하우

1. 건강보조식품 판매점은 운영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사 제품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판매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연히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어야 한다. 해당 상권 내에서 각종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강 파수꾼 역할을 담당한다면 금상첨화이다.

2.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보조식품 판매점은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는 고객과 운영자와의 신뢰가 쌓이는 기간이다.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는 조급한 마음보다는 전단지 배포, 신문 삽지 광고 등 영업 활성화 대책을 세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3. 점포 입지 선택은 신중하게.

대형 평수 아파트의 경우 건강식품을 선물로 받거나 구입을 위해 백화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소형 평수 아파트의 경우 30~50대 주부들의 이용률이 높고, 아이들을 위한 제품에서 어른들을 위한 제품까지 판매율도 고른 편이어서 오히려 입지가 좋은 편이다. 이때 대로변 1층에 위치해 접근성이 편리한 점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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