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키는 귀여운 ‘이웃’
  • 김연수 (생태사진가) ()
  • 승인 2009.02.2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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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야행성 포유류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과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 중 긴급히 최우선적으로 보존해야만 할 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수달은 전국에 걸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서식 개체 수와 서식처도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수달이 이미 절멸해 우리나라도 언제 일본처럼 될지 모른다.

하루에 3~4kg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대식가인 수달은 물속에서의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휴식과 물고기 사냥을 번갈아 한다. 그들이 물속에 들어갈 때는 단지 사냥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평상시에는 땅에서 생활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물속에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한다. 12년 전 어린 수달을 구조한 한 지방의 환경단체가 물속에만 사는 동물로 착각해 강제로 물속에 집어넣다가 새끼수달을 희생시킨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김연수
수달은 내륙의 하천, 강, 저수지와 해안가에서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데 간혹 가재 등 갑각류와 양서, 파충류, 조류, 포유류도 먹는다. 날이 어두워지면  강가나 물속에서 활동하다가 날이 밝아오면 주변의 야산이나 논두렁, 강가의 잠자리로 이동한다.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들에게는 그들의 생활이 비밀스러우나, 의외로 인간의 주변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근한 동물이다. 강원도 청정 계곡뿐만 아니라 대전시 유등천, 인천시 영종도 하천 등 우리의 생활 공간에서 공존하고 있다.

수달을 직접 목격하지 않아도 강가의 흔적을 보면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물가의 말랑말랑한 흙이나 눈 위에 밤새 돌아다닌 그들의 발자국이 나타난다. 앞뒤 5개의 발가락이 모두 선명하게 찍힌다. 특히 평편하고 얕은 돌 위에 물고기의 뼈나 껍질 등 수달이 뱉어낸 패럿과 배설물도 볼 수 있다. 마른 모래가 푹 패인 것은 그들이 모래 목욕한 흔적이다.

 족제비과의 수달은 몸길이가 63~75cm, 꼬리가 41~55cm, 몸무게가 6~10kg 정도로 족제비보다는 크다. 눈과 귀는 작지만 눈에는 이중 눈꺼풀이 있어 물속에서도 잘 볼 수 있게 되어 있고, 귀도 주름 가죽과 털에 덥혀 물이 잘 들어가지 않도록 진화되었다. 발가락에는 헤엄치기에 적합하도록 발톱까지 물갈퀴가 붙어 있다. 입 주위의 빳빳한 털은 물속에서 물고기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안테나의 역할을 한다.

수달은 수계 생태계의 먹이사슬 가운데 가장 최상층의 소비자이다. 수달의 존재 여부는 수계 환경의 자연성의 판단에 지표로서 그 지역의 환경오염 상태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수달이 살고 있는 하천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균형이 잡힌 건강한 곳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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