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믿음직한 일자리“역시 공무원·공기업”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1.20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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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 삼성·현대차 1, 2위…금융사는 순위 밖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직장은 변함없이 ‘공무원 및 공기업’이었다.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곳곳의 현장에서 고용이 불안해진 때문인지, 무려 응답자의 41.5%가 ‘공무원 및 공기업’을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라고 대답했다.

많은 국민은 여전히 ‘공무원 및 공기업’을 ‘구조조정에 대한 걱정 없이 평생 다닐 수 있는 직장’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올해도 교사를 배출하는 교육대학의 커트라인이나 공무원 임용고사와 공기업의 입사 경쟁률이 한껏 치솟을 전망이다. 공무원과 공기업을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은 비율은 성별로는 여자들에게서, 연령별로는 30대에서 50대 사이에, 지역별로는 충청과 전라권에서, 교육 수준별로는 대학교 재학 이상에서, 소득별로는 월소득 100만원과 3백만원 사이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선호하는 직장은 삼성이었다. 응답자의 24.6%가 꼽았다. 삼성은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할 뿐 아니라 업무 강도가 세다고 유명하지만, 동시에 높은 연봉과 ‘세계 일류’라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자주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직장의 앞자리에 오르곤 했다. 삼성에 대한 선호는 성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연령별로는 20대와 60세 이상에서, 지역별로는 경상도권과 서울에서, 교육 수준별로는 고졸에서, 소득별로는 2백만원과 4백만원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안정적 직장 선호’ 더 강해져

이번 시사저널의 설문조사 결과는 경제 불황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움츠러든 사람들의 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선은 공무원이나 공기업과 같이 정년이 확실히 보장되는 직장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거나 기업 중에서도 현대자동차, 롯데와 같이 비교적 근속 연수가 긴 기업들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자신의 직업관이나 평소 좋아하던 기업의 이미지보다는 파산의 위험이 적고 대표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응답자의 무려 24.6%가 단일 기업인 삼성을 선호한다고 대답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실제로 구직자들에게 공무원이나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를 묻자 대다수가 “안정적인 곳이라서”라고 대답했고, 업종을 불문하고 삼성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를 묻자 “업계 최고이므로”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은 현대자동차(4.9%), SK(4.1%), LG(3.2%), 롯데(2.5%), 두산(0.8%) 순이었다. 현대자동차와 롯데는 고용 안정성에서, SK·LG·두산 등은 비교적 깨끗한 기업 이미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자동차를 꼽은 응답자 가운데 농업·임업·어업 종사자가 다소 많았다. 

그동안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히던 금융권 기업들이 순위에 하나도 들지 못한 점은 특이하다. 금융업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임금 업종이어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업무 강도가 세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으로 알려지면서 고급 인재들이 예전만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고용 불안이 심화된 탓에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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