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연주’ 꿈을 켠다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9.01.13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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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세란씨

ⓒ시사저널 박은숙
지난해 12월19일 독일 서부 지역을 상대로 발행되는 신문인 <웨스트팔렌뉴스>에 한 한국인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연 기사가 크게 보도되었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감동을 주는, 겨울을 잊게 만드는 열정적인 연주를 했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와 도르트문트 국립음대에서 오케스트라 최고 연주자 바이올린 분야의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임세란씨(31)였다.

다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해 선화예중을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녀는 독일 안팎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리스 크레타섬 오케스트라와 5년 동안 협연했으며 주 독일 터키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독주회를 열어 호평을 받는 등 숱한 연주·협연을 통해 독일에 한국인의 이름을 알렸다. 데트몰트 국립음대 뮌스터 지역의 오케스트라 악장을 4년간 역임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56회 세계 시인들의 축제’에 시인 고은 선생과 함께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임씨는 “축제에서 고은 선생이 시를 읊는 동안 나는 윤이상 선생의 곡 <리나 임 가르텐>을 연주했다. 위대한 시인과 함께했던,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한 달간 베를린에 머무르면서 이 축제에 참가했다. 이후 잠시 국내에 들어와 명동성당 ‘돔 앙상블’ 바이올리니스트, 천안시향 오케스트라 부수석, 과천시향 악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월11일 출국하기에 앞서 짬을 내 <시사저널>과 만난 그녀는 “뮌스터 국립음대에서 10여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1년 뒤 박사학위를 받으면 독일에서 음대 교수로 일하는 것이 꿈이다. 언제 어디에 있건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고 연주자 바이올린 분야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한국인은 그녀가 최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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