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부동의 1위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8.08.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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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MBCᆞKBS현ᆞ전직 수장 2, 3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 장 8위에 올라 ‘눈길’

언론인 부문에서는 여전히 ‘손풍’(孫風)이 거세다. MBC에서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올해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다. 2위와 두 배가량 차이가 나는 21.3%를 얻어 앞으로도 그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선 손교수는 이번 조사까지 내리 4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손교수가 언론인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는 ‘공격적인 인터뷰’와 ‘냉철한 토론 진행’이라는 특유의 방송 운영 방식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상대가 도망갈 수 없게끔 몰아붙이는 날카로운 인터뷰는 손교수의 전매 특허다. 유력 정치인들조차 그가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하기 두려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MBC 과 을 진행하고 있는 손석희 교수. ⓒMBC 제공

그런 만큼 ‘너무 위압적이다’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제작진 내에서도 ‘그렇게 몰아붙이면 다음부터 섭외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손교수는 문제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그런 방식으로 인터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문제 제기형 인터뷰’를 통해서 좀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사전 준비가 철저하기로도 유명하다.

손교수에 이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는 엄기영 MBC 사장(11.6%)과 정연주 전 KBS 사장(11.3%)이 꼽혔다. 특히 종교인 그룹은 엄사장을, 행정 관료 그룹은 정 전 사장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평가했다. 이는 미디어 영역에서 방송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엄사장이 7.2%로 3위, 정 전 사장이 4.8%로 5위에 올랐었다.





▲ 엄기영 MBC 사장은 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사과 방송을 수용했다. ⓒ뉴시스

엄기영 사장은 MBC를 대표하는 스타 앵커 출신이다. 보도국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그는 올해 3월 MBC 사장으로 취임해 영향력을 더 높였다. 하지만 엄사장의 앞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사과 방송을 내보낸 후 ‘백기 항복’이라는 비난과 함께 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민영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그의 앞에 놓인 난제 중 하나다.

조선일보 소속 언론인들 여전히 강세

정연주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뜨겁게 논란이 되어온 언론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그는 새 정부 출범 후 끊임없이 자진 사퇴를 강요받았지만 끝까지 KBS 사장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최근 이사회로부터 해임당한 그는 배임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는 수모까지 겪었다. 정 전 사장은 ‘방송 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선일보 소속 언론인들의 영향력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상훈 사장이 7.3%를 얻어 4위에 올랐다. 방사장은 지난해에도 4.8%로같은 순위를 차지했었다. 고 방일영 회장의 아들인 그는 1993년부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선일보 사장을 맡아왔다. 손석희 교수와 1, 2위를 다투었던 김대중 고문은 6.9%로 5위를 차지해 이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1965년 기자로 첫발을 내딛은 김고문은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영향력을 확보해왔다.

역시 보수 논객으로 유명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1971년 국제신문 기자로 출발한 그는, 1983년 <월간조선>에 입사해 편집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05년 대표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는 <월간조선>과 인터넷 사이트 조갑제닷컴을 통해 보수 진영의 논리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전력해왔다. 10위권 밖에는 류근일 전 주필(13위)과 강천석 주필(14위)이 이름을 올렸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왼쪽)이 고광헌 한겨레 사장(오른쪽)과 함께 영향력 있는 언론인 8위에 올랐다. ⓒ뉴시스 ⓒ연합뉴스

김학준 동아일보 회장도 순위가 상승했다. 2.7%를 얻어 6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7위에 올랐던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간신히 10위에 턱걸이했다.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이 공동 11위로 그 뒤를 이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정관용 시사평론가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올해 3월 취임한 고광헌 한겨레 사장이 공동 8위를 차지해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고사장은 교사 생활을 하다 1985년 강제 해직된 뒤 1988년 한겨레에 입사해 문화부장, 사회부장, 편집국 부국장, 광고국장, 판매 담당 이사 등을 지냈다.

같은 순위에 오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동아일보 출신으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을 지낸 최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코드 인사’ 논란을 불러왔으며 현 정부의 ‘방송 장악’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밖에 홍기섭 KBS 앵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신경민 MBC 앵커(이상 공동 14위), 홍세화 한겨레 신문 기획위원, 백지연 아나운서, 리영희 한양대 교수, 최휘영 NHN네이버 대표,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이영만 경향신문 사장(이상 공동 19위) 등이 영향력 있는 언론인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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