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대신 모니터 “신문이 작아졌어요”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8.04.21 13: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자 신문 시장 놓고 메이저 신문사들 ‘각개약진’ ‘아이리더’ 조선일보 선두, ‘뉴스리더’ 중앙일보 맹추격

종이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가벼우면서 휘고 접는 것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방식의 전자 신문이 구현되는 것은 아직 먼 일이다. 하지만 종이 대신 모니터를 이용해 신문 콘텐츠에 접근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신문사들은 이를 통해 전자 신문의 가능성을 타진해가며 미래 신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곳은 조선일보다. 지난 3월5일부터 스크린 뉴스리더 서비스인 ‘아이리더’를 제공하기 시작한 조선일보는 4월17일에는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아이리더 2.0’을 발표했다. ‘아이리더’는 회원 수 8만명에 22만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중앙일보는 조선일보보다 빠른 지난 2월27일부터 ‘뉴스리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리더’와 ‘뉴스리더’는 모니터를 통해 신문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들에게 종이 신문의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기존 PDF 서비스에서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기사들이 죽 나열되어 있는 웹상의 홈페이지와 달리 종이 신문의 편집 개념을 도입했으면서도 확대나 이동이 필요한 PDF의 불편함을 보완했다. 조인스닷컴 서비스사업부 백재현 이사는 “스크린 전자 신문이 지향하는 바는 종이 신문을 이용할 때의 느낌을 최대한 가깝게 구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서비스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WPF(Windows Presentation Foundation)를 기반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사한 기능을 가진다. 윈도에 기반한 OS를 가진 컴퓨터, 노트북, UMPC, PDA 등에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되며 온라인 상태에서 업데이트된 기사 내용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볼 수 있다. 기사의 주요 부분을 스크랩하거나 메모하는 것도 가능하다.

종이 신문 그대로 보여주려 노력 중

‘아이리더’에서 한 단계 발전된 ‘아이리더 2.0’은 지면별 보기 기능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전 서비스의 경우 신문 지면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종이 신문 편집과 유사한 형태에 그쳤다면 새로운 버전의 지면별 보기는 종이 신문의 형태 그대로를 보여준다. 신문을 넘기듯 페이지를 넘기다가 해당 기사를 클릭하면 기사 내용이 전면에 보여진다. ‘아이리더 2.0’에 선수를 빼앗긴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이전부터 ‘뉴스리더’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조만간 변화된 ‘뉴스리더’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중앙일보에 비해 동아일보는 전자 신문 경쟁에서 약간 뒤쳐져 있다. 동아일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IPQ를 이용한 PDF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스크린 뉴스리더에 비해서 사용이 불편하다. 동아일보 경영총괄팀의 김상훈 기자는 “여러 업체들로부터 제휴 제안을 받고 있지만 언제 어떤 서비스를 실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아일보 역시 전자 신문 경쟁에서 조선, 중앙에 뒤처질 생각은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한편 스크린 뉴스리더 서비스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신문사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신문사의 기사만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웹상에서 여러 매체를 비교하며 볼 수 있었던 것과는 다르다. 구독료가 서비스에 합당한 수준인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뉴스리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중앙일보는 앞으로도 서비스 무료 제공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이에 반해 조선일보는 ‘아이리더’를 월 구독료 1만원에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단, 조선일보 독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스크린 뉴스리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문사들이 늘어나고 이들 간의 경쟁이 활발해지며 자연스럽게 해결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용 단말기 이용한 휴대용 이페이퍼 개발 본격화

스크린 뉴스리더 서비스 외에도 전자 신문을 구현하려는 노력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미 휴대전화를 활용한 모바일 신문이 제공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SKT와 KTF 고객에게, 동아일보는 LGT 고객에게 각각 ‘모바일조선’ ‘모바일동아’라는 모바일 신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 다운로드 요금을 지불하면 이후부터는 무료로 업데이트되는 신문사의 주요 기사를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볼 수 있다.
전용 단말기를 이용한 휴대용 이페이퍼(e-paper)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월2일 ‘아이리더E’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리더E’는 미국의 이잉크(E-ink) 사의 전자 잉크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종이 신문의 질감에 거의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네오럭스와 합작해 개발한 단말기에 ‘누트(NUUT)’라는 이름을 붙였다. ‘누트’는 눈부심이 적고 휴대가 간편하며 전력 사용량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말 아마존에서 개발해 침체된 전자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킨들(Kindle)’을 연상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스가 ‘킨들’을 통해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이페이퍼 사업을 개발 중이다. 조인스닷컴 백재현 이사는 “이페이퍼 서비스는 전자 신문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 한국경제 등과 협력해 개발 중에 있으며 올 연말쯤에는 본격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자 신문은 아직까지 종이 신문의 보완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의 발전 속도에 따라서 종이 신문의 대체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조선일보 미디어전략실의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개발이 계속되어 종이처럼 접고 펼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전자 신문이 종이 신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