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구·울릉에 인물이 없다?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 승인 2008.03.17 17: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공천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그로서는 할 말이 많다. 무엇보다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 남구·울릉에는 경합자가 없었다. 그가 “혼자 신청을 해서 공천을 받았는데 웬 말이 많냐”라고 항변한다면 답변하기가궁색해질 수 있다.
포항 남구·울릉에는 이부의장 외에 한 재력가가 공천 신청을 했다. 그러나 상대가 상대인지라 곧바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득 부의장은 이번에 공천도 쉽게 따냈고 선거도 거의 무혈 입성하듯이 치르게 되었다.
그도 한때 정치 생명이 끊길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세대 교체의 바람을 맞아 낙선할 뻔했다. 당시 탄탄한 재력을 바탕으로 포항 일대에서 새 인물로 떠오른 강석호씨에게 밀려 한나라당 표밭임에도 악전고투를 해야 했다. 강씨는 강신성일 전 의원의 조카로 자민련 소속이었다. 이부의장은 강씨를 불러 “다음에 지역구를 물려줄 테니 이번에는 양보하라”라며읍소 작전을 폈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구민들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출마이니밀어달라고 했다. 사실상 17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강씨의 용퇴로 이부의장은 무난히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부의장은 2004년 총선에도 출마했다. 지역구를 넘겨주겠다고 약속했던 강석호씨를 이웃 영덕·울진으로 밀어내고 자신은 5선 의원이 되었다.포항 사람들은 그의 불출마 선언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얼마 전까지 포항 시내에서 이부의장의 공천 철회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마땅한 대항마가 없기 때문이다.
이부의장은 그동안 자신과 경합할 인물들을 하나씩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장식 전 포항시장은 중앙공무원 연수원장으로 가고, 이상천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몇몇 유력 인사들은 공천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강석호씨는 영양·영덕·봉화·울진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 이부의장의 6선은 이제 떼놓은 당상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