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낯선 ‘네이밍 마케팅’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8.02.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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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테니얼이 들고 나온 네이밍 마케팅은 메인 스폰서를 유치해서 팀의 명칭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구단을 소유하는 방식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여타 스포츠 종목을 망라하더라도 네이밍 마케팅을 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김종 교수는 “이탈리아 프로농구팀의 경우 센테니얼의 네이밍 마케팅과 유사한 형태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팀들은 100년 역사를 가지고 지역에 뿌리를 내려 시민구단에 가깝다.
센테니얼측은 구단 운영에 대해 메이저리그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네이밍 마케팅을 사용하는 팀은 없다. 대부분 대기업이나 억만장자가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여러 소유주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경우는 있다. 메이저리그 유니폼에는 기업체의 홍보 문안이 없다. 민기자닷컴의 민훈기 기자는 “메이저리그에서 ‘네이밍 라이트(naming right)’가 사용되는 사례로 구장에 이름을 빌려주는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밀러파크(밀워키 브루어스), 미닛메이드파크(휴스턴 애스트로스), 펫코파크(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이 그 예이다. 민기자는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네이밍 라이트’가 차지하는 몫은 그리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타이완 프로야구가 네이밍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타이완 구단 역시 대부분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다만 유니폼 광고를 통해 스폰서를 유치할 뿐이다. 센테니얼은 메인 스폰서 외에도 유니폼을 이용해 서브 스폰서를 구할 것이라고 밝혀 타이완 구단의 누더기 유니폼과 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축구의 경우는 유니폼 스폰서십이 잘 정착된 편이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시민구단인 인천과 경남 구단의 유니폼에는 스폰서 기업명이 선명히 새겨 있지만 팀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해외 구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첼시의 유니폼에는 삼성 로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에는 AIG 로고가 새겨져 있다. 삼성은 4년간 약 8백억원에, AIG는 4년간 약 9백94억원에 유니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이 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센테니얼이 메인 스폰서가 지불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얼마나 큰 액수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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