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기 치른 한·일 제명하고야 말겠다”
  • 허재원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 ()
  • 승인 2008.02.0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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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핸드볼연맹 알사바 회장
스포츠사에 전례가 없는 재경기가 치러졌지만 한국과 일본은 곧 아시아핸드볼연맹(AHF)에서 제명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기 보이콧” “한국과 일본 제명” “도쿄올림픽 유치를 방해하겠다” 등 AHF의 좌충우돌은 극에 달하고 있다. AHF의 아메드 알파하드 알사바 회장은 지난 1월27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일본의 2016년 도쿄올림픽 유치 노력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쿠웨이트의 왕자로 막대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직도 겸하고 있는 알사바 회장은 그동안 2016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알사바 회장은 이사회에서 “일본은 지금까지 항상 룰을 존중해왔는데 이처럼 위법한 대회(재경기)를 여는 나라라면 향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HF의 지지 철회는 국제핸드볼연맹(IHF)의 재경기 결정에 대한 지속적인 방해 공작의 연장선상 중 하나. AHF는 이번 이사회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제명 조치를 확정함과 동시에 AHF 부회장인 와타나베 요시히로 일본핸드볼협회장에게 사임 압박까지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HF의 이러한 전횡은 허공에 대고 외치는 대답 없는 메아리나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IHF는 이번 재경기 결과에 따라 올림픽 본선 진출국이 정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 역시 IHF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 전선을 형성한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하나 된 한·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과 일본 양팀 선수들은 ‘Let’s go together! KOREA/JAPAN’이라는 문구가 똑같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몸을 풀었다. 한국은 붉은색, 일본은 파란색으로 색깔만 다를 뿐이었다.
 이와 함께 대한핸드볼협회의 조일현 회장은 ‘한·일 핸드볼 정기전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이에 대해 와타나베 요시히데 일본핸드볼협회장 역시 “적극 동의한다.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의 분할 움직임과 관련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데, AHF가 한국과 일본을 제명하기로 결정하면서 양국 또한 동아시아 자체 연맹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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