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밥그릇 “수당 따라 달라요”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 승인 2008.02.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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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몸값 / 대통령 연봉, 2억8백63만1천원 노대통령, 퇴임 후에도 매달 1천5백여 만원 받아 40대 과장급 공무원, 수당이 기본급의 70%나 돼

 
공무원의 월급은 봉급표를 벗어날 수 없다. 최근 성과급제가 공무원 사회에 도입되면서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는 공공 기관 기관장도 등장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무원은 서열에 따른 봉급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공무원인 대통령의 2008년 기본 연봉은 1억6천8백67만1천원이다. 여기에 월 3백20만원의 직급보조비와 월 13만원의 정액급식비 등 각종 수당을 더하면 전체 연봉은 2억8백63만1천원이 된다. 이는 2007년보다 5백8만9천원이 오른 금액. 중앙인사위원회는 오는 2월25일 취임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올해 연봉이 1월1일에서 2월24일까지를 빼고 1억7천4백여 만원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러나는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를 받을까.
노대통령은 대통령직 퇴임 뒤에도 매달 1천5백15만원씩을 평생 지급받는다. 관련법에 ‘퇴직 대통령의 연금지급액은 지급 당시 대통령 보수의 100분의 95 상당액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어 현직 대통령의 연봉이 인상되면 퇴직 대통령의 연금 수령액도 자동적으로 오르게 된다.

정부 투자 기관장 연봉은 훨씬 높아

‘만인지상 일인지하’인 국무총리의 기본 연봉은 1억3천7백61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수당을 더해 1억5천2백96만원1천원을 받는다. 감사원장과 부총리는 기본 연봉 9천8백92만7천원에 수당을 더해 1억1천6백56만7천원을 받는다. 장관급 공무원은 수당을 포함해 1억1천2백59만원 정도. 국회의원의 연봉(세비)도 장관급 공무원에 준하고 있어 대략 1억1천만원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차관급 공무원은 장관급보다 기본 연봉이 3백만원 정도 적다.
대통령이 받는 2억원에 가까운 연봉은 공무원 사회에서 가장 많은 액수는 아니다.
정부 투자 기관이나 정부 산하 기관장 중 연봉 2억원 이상을 받는 기관장은 상당수에 달한다. 기획예산처의 공공 기관 경영 공시 사이트인 ‘알리오’에 따르면 2006년 연봉이 2억원을 넘어 대통령 연봉을 능가한 기관장이 31명이었다.
이 중 4억원을 넘게 받은 공공 기관장은 산은캐피탈(5억2천9백52만여 원), 중소기업은행(7억2천2백89만여 원), 산업은행(7억4천2백14만여 원), 한국수출입은행(6억8천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4억9백96만여 원), 한국투자공사(4억8천만원) 등 6곳이었다. 대다수 금융기관 수장의 연봉은 보통 공무원보다 훨씬 많다. 이런 금융 기관들의 CEO 연봉이 많은 이유는 성과급 때문이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성과급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경영 실적을 높게 평가받은 기관장들의 경우 연봉이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중·하위직 공무원의 봉급표는 조금 복잡하다. 이들의 봉급을 살펴보면 중앙인사위원회가 공표한 것과 실수령액에서 차이가 난다. 광화문 정부 청사에 근무하는 40대의 과장급(4급) 공무원 김 아무개씨는 자신의 연봉이 5천만원 이상이라고만 밝혔다.
그는 “봉급표에는 기본급이 나와 있지만 여기에 이런저런 수당을 합쳐 60~70%를 더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경력 30년의 서울 xx동 동장(5급) 박 아무개씨도 “월급이 봉급표 금액+α라고 해야 한다. 실수령액에 여러 종류의 수당이 붙어 딱히 얼마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하위직 공무원들은 최근 들어 언론에서 근거 없는 수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온전한 수당 받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푸념하고 있다. 공무원 하위직 월급의 경우 기본급이 턱없이 낮기에 수당으로 보전하고 있는데 최근 몇몇 기관에서 수당을 전체 직원이 나눠먹는 식으로 일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수당 지급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근무 여건이 이전보다 빡빡해졌다. 우선 다른 직원을 대리해 야근하고 수당을 챙기거나 하지도 않은 야근을 한 것처럼 속이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일부 공무원들은 새벽에 일찍 출근해 두 시간 근무를 더 하고 저녁 시간에 다시 두 시간을 더 근무하는 식으로 4시간 초과 근무를 채우고 수당을 받기도 한다. 말단 공무원인 9급 공무원 1호봉은 82만100원, 행정고시를 통과한 5급의 경우 1호봉이 1백45만3천원이다.
가장 몸값이 싼 공무원이라 할 수 있는 일반 사병의 경우 1990년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여가 올랐다. 이등병 월급이 7만3천5백원이고, 병장은 9만7천5백원이다.
직업 군인의 경우 일반 공무원 말단인 9급 1호봉과 하사 1호봉의 봉급이 비슷하다. 하사 1호봉은 82만5천7백원.
30대 초반의 소령 1호봉이 받는 기본급은 1백74만3천5백원이다. 직업 군인의 경우 위험수당 등 각종 수당을 받고 전방 근무를 하면 관사를 제공받는 등 많은 혜택이 있어 임금 체계를 다른 일반 공무원들과 비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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