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역전이냐, 고지 사수냐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 승인 2007.12.3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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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한나라당, 이명박 바람 타고 ‘2004년 굴욕’ 설욕 노려

 
서울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가 지난 대선 때 50% 미만으로 득표한 지역구는 48개 지역구 가운데 관악·금천·구로·은평 등 네 곳에 불과하다. 5백15개 동별로 따져보았을 때 단 한 곳도 1위를 하지 않은 곳이 없다.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는 까무러칠 일이다. 총선이 불과 10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상황이 이렇다. 그렇다고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04년 탄핵 역풍에 힘입어 서울을 싹쓸이했던 때의 상황은 꿈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4월9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과연 몇 석을 차지할 것인가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서울 동북부 지역의 경우 2004년 총선 때는 동대문구 을에 출마한 홍준표 의원만이 살아남았을 정도로 한나라당이 전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노원구 을에 출사표를 던진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필두로 김정기(노원구 병), 김선동(도봉구 을), 정태근(성북구 갑) 등 신진 세력들이 맹렬하게 움직이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들도 대거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한나라당 벨트’에서는 이번에 어떤 인물들이 나올지가 관심사이다. 누구든 한나라당 공천을 따기만 하면 당선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004년 당시 박원홍 전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전략 공천’에 밀려 서초구 갑을 내놓아야 했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 공천을 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이 이 지역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진수희·나경원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종로·노원구 병·영등포 갑·동대문구 을 대결 특히 관심

 
상징성이 큰 ‘정치 1번지’ 종로에 누가 출마할 것인가는 늘 큰 관심거리이다. 이번에도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승리한다면 3선을 기록한다. 박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에서는 유승희 의원이 2007년 7월 일찌감치 사무실을 내고 움직여왔다. 유의원은 지난 11월 말에 아예 이사해 본격적으로 총선전에 뛰어들었다. 창조한국당 주변에서는 문국현 후보가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말도 솔솔 나온다. 문후보가 출마하는 경우 박의원과의 대결은 나름대로 빅매치라고 평가될 요소가 있다.
서울 지역에는 종로 외에도 주목되는 화제성 지역구가 몇 곳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노원구 병에 사무실을 내고 움직이고 있다. 노의원의 한 측근은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이 지역을 선택했다. 서울 지역에서 노의원에 대한 지지가 가장 많은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임채정 국회의장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신당 내에서도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등 거물급 인사가 출마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민노당은 노의원과 경기 일산 갑에 출사표를 던진 심상정 의원이 바람을 일으켜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영등포구 갑의 경우 현역 고진화 의원에게 비례대표인 전여옥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말’이라면 지지 않는 두 사람의 대결은 벌써부터 정치권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신당 김영주 의원도 출사표를 던져 현역 의원들의 대결이 불꽃 튈 전망이다. 광진구 을의 경우 신당 후보 자리를 놓고 김형주 의원과 추미애 전 의원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동대문구 갑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신당 김희선 의원과 한나라당 장광근 전 의원, 서대문구 갑의 신당 우상호 의원과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의 ‘라이벌 대결’에서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사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인 은평구 을의 경우 현지에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가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허후보는 1990년대 초 이 지역에서 구의원에 출마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출마한다면 ‘관심 지역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 비례대표인 이은영 의원은 한나라당 진영 의원 지역인 용산구에,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문희 의원은 이목희 의원 지역구인 금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신당의 전략통인 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지역구인 동대문구 을에 사무실을 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이군현 의원은 신당 이계안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구 을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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