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사랑했다고 인기 시들까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7.12.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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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한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
 
할리우드 최고의 지성파 여배우로 불리는 조디 포스터가 레즈비언임을 밝혔다는 외신이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조디 포스터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엔터테인먼트 파워 여성 100인’ 조찬 행사에 참석해 “내 아름다운 시드니에게 감사를 돌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포스터가 언급한 시드니는 14년간 동반자로 지내온 시드니 버나드이다.
조디 포스터가 레즈비언이라는 얘기는 할리우드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아버지를 밝히지 않은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과 동반자 시드니의 존재는 그녀가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일부 주에서는 동성 간의 결혼까지도 인정해주는 미국이지만 연예계에서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Last Christmas> <Faith> 등의 히트곡으로 잘 알려진 조지 마이클은 활동하는 내내 게이라는 의심을 받아왔지만 최근에서야 커밍아웃을 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계 인사들의 커밍아웃은 동성애자의 권리를 향상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코미디언 앨런 드 제너러스와 가수 앨튼 존은 커밍아웃을 하고 동성애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게이·레즈비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연예계의 동성애 문제는 할리우드만의 것은 아니다. 국내 연예계에서 최초로 커밍아웃을 했던 홍석천은 이후 연예계에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로 외면 받았다가 최근에서야 인정을 받고 있다.
트랜스젠더인 하리수는 얼마 전 우리 연예계에도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동성애자가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 개봉한 <색즉시공 2>에는 여장 모델로 유명하고 <색즉시공 1>에도 출연했던 이대학이 트랜스젠더 수술을 하고 다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한 이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면서 동성애자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은 사실이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그들의 권리와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 한국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의 삶은 여전히 힘겹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2월12일에는 동성애자인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 최현숙씨가 총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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