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믈섬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7.01.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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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조어]

 
‘크레믈린’이라는 말이 있다. 중세 러시아 도시 중심부에 있던 요새 크렘린(Kremlin)을 말하는데, 보통 러시아와 모스크바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난공불락(難攻不落) 혹은 말이 없는 사람을 가리킬 때도 ‘크레믈린’이라고 쓴다.
러시아판 <뉴스위크>는 독단적인 외교 노선으로 많은 우방을 잃은 러시아를 ‘크레믈섬’으로 지칭했다. ‘크레믈섬’은 ‘푸틴의 고립주의’ ‘외톨이 러시아’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신조어다.

‘강한 러시아’를 표방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해 자신감 넘치는 행동과 발언으로 전세계에 ‘제국의 부활’을 각인시켰다. 구 소련 국가 가운데 친서방-반러시아 국가에 대해서는 곧바로 응징했다. 2006년 1월1일 0시를 기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가스관의 밸브를 잠갔다. 그루지야와 몰도바에서 생산되는 와인과 생수마저 금지시켰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푸틴 정권의 인권 침해는 여전했다.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부(FSBㆍKGB 후신)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방사능에 노출되어 암살당했다. 지난해 안드레이 코즐로프 중앙은행 수석부총재가 암살되었고, 국영 대외무역은행의 알렉산드르 플로힌 지점장이 피살되었다. 체첸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며 푸틴 정권을 비난했던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도 지난해 10월 살해되었다. 지난 15년간 암살당한 러시아 언론인들은 무려 2백11명에 이른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푸틴 정권 이후 언론 탄압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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