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일본에서 통할까
  • 최민규 (SPORTS2.0 기자) ()
  • 승인 2006.12.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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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는 좁고 세로는 긴’ 스트라이크 존 적응 여부에 달려

 
일본에 진출한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 대다수가 ‘1년생 징크스’를 겪는다. 예외가 있다면 타이론 우즈(주니치 드래건스)나 호세 페르난데스(라쿠텐 골든 이글스) 정도다. 내년 주니치에서 활약할 이병규(32)는 어떨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은 “일본과 한국은 다른 야구를 한다. 투수들은 볼 카운트가 몰려도 변화구를 던진다”라고 말한다. 한·일 프로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은 다르다. 일본은 가로가 좁은 대신 세로가 길다. 이 스트라이크 존은 기본적으로 타자에게 유리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운 심판은 “일본이 한국보다 스트라이크 좌우 폭이 넓은 이유는 타자에게 이점을 주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투수들의 컨트롤이 워낙 좋기 때문에 한국처럼 가로가 넓다면 한 경기에 1~2점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컨트롤과 포크볼은 좌우가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병규의 성공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달려 있다고 본다. 올해 이병규는 롯데 손민한, 현대 미키 캘러웨이 등 컨트롤이 좋고, 포크볼 계열의 공을 자주 던지는 투수들에게 고전했다. 손민한에게는 타율 1할4푼3리, 캘러웨이에게는 1할5푼4리였다. 일본은 한국보다 포크볼·커브처럼 떨어지는 공의 비율이 높다. 김용달 LG 타격 코치는 “위아래로 변하는 공은 무게 중심을 최대한 뒤에 놓고 쳐야 한다. 이병규는 몸이 나오면서 배트를 휘둘러 안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도 이 스타일이 통하리라고는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병규에게는 첫해 성적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승엽은 2004~2005년 지바 롯데 마린스로부터 2년 5억 엔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이병규는 계약 기간 2년이지만 첫해 연봉(1억5천만 엔)만 보장받은 변동연봉제를 적용받았다. 과거 실적은 인정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적응 여부가 의심스러운 외국인 선수에게 주로 적용되는 계약이다. 일본 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병규의 2년 째 연봉은 첫해 금액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협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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