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진실 게임, 누가 이길까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2.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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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상태 나빠 캘 만한 조개 없다”…환경부 등 “상태 양호, 생태학적 가치 높다”

 
장항산업단지 개발 논란의 핵심은 장항 갯벌이 보존할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서천군은 금강하구둑을 막은 뒤 해류 변화로 토사가 쌓이면서 장항 갯벌은 이미 죽었다고 주장한다. 서천군은 갯벌의 상태가 나쁘고 생산적인 조개가 없어서 어업 소득을 창출할 수 없다는 자료까지 만들었다. 나소열 군수는 “장항 갯벌은 군산산업단지를 만들면서 세운 방파제 때문에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어, 더 이상 보존할 가치가 없다. 이것은 노대통령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이 갯벌을 고수하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와 환경부의 견해는 다르다. 환경부는 “장항산단이 들어설 지역은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어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갯벌을 매립하면 멸종 위기 조류의 서식지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해양 환경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혀왔다. 최근에는 갯벌 상태가 양호하다며 ‘이용조정 지역’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서천군 의견에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노대통령은 “보고받은 내용과 다른 것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서천군이 인하대학교 서해연안환경연구센터에 의뢰해 만든 ‘서천군 습지 보호를 위한 갯벌 생태조사’(2005년·서천군) 보고서에 따르면, 장항 갯벌은 어류 1백25종, 기타 수산·생물 60여 종이 출현하는 최상급 갯벌로 나타났다. 서천군은 이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다.

서천환경운동연합 여길욱 사무국장은 “한·일 공동갯벌조사 위원인 일본의 사토 신이치 박사는 장항 갯벌에는 새만금보다 더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항 갯벌은 환경·생태학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경제 면에서도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마서면 남전리 백사마을에서 김 공장을 운영하는 이종인씨는 “대통령이 갯벌에 장화를 신고 몇 걸음 들어가서 서너 번 파보고 갯벌의 생명력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아무리 좋은 갯벌도 한구석은 썩어야 사는 것이다. 서천 어민들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이 갯벌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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