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곤층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11.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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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조어]

 
지난 11월13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 경제는 ‘기진맥진’, 서민 경제는 ‘탈진 상태’다. 현 정부 들어  ‘노곤층’이 25만 가구, 60만명 이상 생겨났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노곤층은 노무현 정부가 만든 빈곤층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대통령과 관련한 신조어가 마구 쏟아진다. 수사도 화려하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수 언론이 어휘를 갈고 닦는 데 특출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며 노대통령을 공격했다. 열린우리당에서도 ‘경포대’로 맞받아쳤다. 여기서 경포대는 경기도를 포기한 대권 병자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강릉 시민들이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경포대를 들먹인다고 손 전 지사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노대통령의 대미 정책과 관련해서는 ‘자주적으로 친미한다’는 ‘자주 친미’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그러자 언론은 ‘미친 자주’로까지 치고 나갔다. 선거철에는 ‘노노 열풍’(NO 노무현, NO 열린우리당)이라는 말이 인기였다.
신조어로만 보자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불만이 큰 것 같다. 인사 때마다 신조어가 봇물이다. ‘노무현 사단’ ‘노의 남자’ ‘코드 인사’ ‘오기 인사’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 ‘보은 인사’ ‘끼리끼리즘’(kirikirism)….
대통령과 신조어. 달리 보면 우리 사회의 언로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 이런 신조어를 만들었다면 분명 구속되었을 것이다. 사형당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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