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한 진료상담 인기
  • 이성남 차장대우 ()
  • 승인 2006.05.1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희대ㆍ연대 〈경희의료정보〉〈 컴퓨터클리닉〉등 ‘싼 값에 안방서 진료 혜택’ 잇점



 “작년 10월께 깨진 유리잔에 손을 베어 5~6바늘을 꿰맸습니다. 수술후 그 부위에 가끔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맨 윗마디 부분에서 비슷한 통증이 발생했습니다. 혹시 유리의 미세한 가루가 혈관 안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는데 그렇다면 그 가루와 신체의 중요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한국PC통신이 하이텔시스템 내의 원로방코너에 개설한 〈경희의료정보〉의 ‘진료 상담 코너’에는, 병원을 찾기는 멋쩍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꺼림칙한 내용의 건강 상담이 잇따라 들어온다. 개중에는 노인성 치매증을 앓는 이른바 ‘망령난’ 할머니를 치료할 방법을 없겠는가 묻는 내용도 있고, 신장과 간에 물혹이 다발성으로 생겼는데 치료 방법이 무엇이냐고 문의하는 내용도 있다. 또 75세 노인이 수족 마비 증세를 호소하면서 한방 처방을 부탁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PC 통신망을 통해 전송된 이같은 진료상담은 경희의료원 홍보부에서 출력되어 부속병원 25개 과와, 한방 병원 13개 과로 보내진다. 주로 과장급으로 구성된 담당의들은 환자들이 보낸 각종 증세를 보고 가능한 한 24시간 안으로 이에 대한 답변 자료를 만들어 보낸다. 복합적인  증세에 대해서는 2~3명 의사가 의견을 종합하여 답변을 작성한다.

 한국 PC통신이 경희의료원에 정보제공료를 부담하여 운영하는 〈경희의료정보〉는 건강 상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찾아볼 수 있는 ‘의학상식’과 정보 이용자가 건강 상태를 문의하는 ‘진료상담’으로 나누어져 있다. 경희의료원은 6월초부터는 진료상담 외에도 진료예약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다.

 한국 PC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경희의료정보〉를 개설한 이래 3월말까지 이 서비슬 이용한 사람은 총 2천5백명이며 이용회수는 3천5백회 정도이다. 〈경희의료정보〉를 이용하려면 따로 이용료를 물지 않고 월 9천9백원의 하이텔 사용 요금만 내면 된다.

 

가입비만 내면 감기부터 성인병까지 상담

 연세의료원 가정의학교실에서 91년 5월부터 운영해온 〈컴퓨터클리닉〉도 단말기를 통해 의사와 진료 상담을 하는 것이다. 데이콤의 천리안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는 〈컴퓨터클리닉〉은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진료상담을 할 수 있으며, 그밖에도△진료 예약 △연령별 건강관리 △건강 상식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 〈컴퓨터클리닉〉회원이 되려면, 개인과 가족의 건강기록부를 연세의료원 가정의학교실에 제출하고 천리안 가입비를 포함하여 연간3만원을 내면 된다.

 컴퓨터를 통한 진료 상담은 주로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많이 이용한다. 상담 내용은 가장 흔한 감기에서부터 당뇨ㆍ성인병ㆍ비만 등 만성 질환과 이비인후과ㆍ소아과 질환까지 다양하다.

 안방 진료 시대를 실감케 하는 전자 의료 상담 시스템은 ‘3시간 대기에 3분진료’라는 고질적 의료 관행을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 의사가 답변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직접 면담할 때보다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환자가 입력시킨 증상만을 보고 의사가 각종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채로 구체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관계자들은 “각종 부작용 및 의료 사고의 위험이 있는 처방을 내리기보다는 특정 질환에 대한 의학 지식을 알려주고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병원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