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 공격수 이우재 거꾸로 가는 시계 찼나
  • 편집국 ()
  • 승인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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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색깔론 공격수 이우재
거꾸로 가는 시계 찼나

 한나라당내 재야 세력의 대부 격인 이우재 부총재가 색깔론 공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할 의사를 밝히자 이부총재가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형히 한 것이다. 그는 그 이유로 ‘북한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배지를 달기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 크리스찬 아카데미 간사 · 민주당 대표 등을 지내면서 누구보다 강하게 국가보안법의 독소 조항을 폐지하라고 주장해온 그의 이런 ‘변신’은 즉각 파문을 몰고 왔다.

 그의 발언을 놓고 우선 국민회의 내부의 재야세력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부총재가 민중단 대표로 있으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주장하던 90년대에는 북한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개방적이었느냐는 힐난이다. 김근태 · 유선호 · 유재건 의원 등 국민회의의 재야 출신 초선의원들은 이우재 부총재를 비롯한 한나라당 재야 출신 의원들에게 소신을 명확히 밝히라는 공개 질의서까지 보냈다.

 과거 안기부에 몸 담았던 같은 당 김 덕 의원조차 시대 변화에 맞게 국보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재야 출신인 이부총재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모양이다.
 
‘신당설’ 그다지 않는 김용환
김우중과 인연 어디까지 갈까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가 2주 동안 ‘유럽 구상’을 마치고 돌아왔다. 김종필 총리와 화해하느냐 독자 행보를 하느냐 관심을 집중시켰던 김부총재는 일단 귀국하면서 화해 쪽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충청 신당설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미 여의도에 사무실도 열어 놓았다.

 특히 ‘김용환 신당’이 불가능할 것도 없다고 주장하는 인사들은 ‘그를 따를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주장에 반박하면서, 자민련 내부만을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외부에도 주목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3공 이후 김부총재와 줄곧 막연한 관계를 유지해온 김우중 회장이나 김회장의 측근인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을 거론한다. 김회장은 김부총재의 도움을 받아 그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에 대규모 공장을 지었을 정도로 김부총재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부총재는 현정부에 포진한 김우중 인맥중에서도 김회장과 가장 절친한 사이인 셈인다.

 국민의 정부 출범 초기에 전경련 회장을 맡으면서 정부와 밀월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대우 사태로 인해 몰락해 버린 김우중 회장과 내각제 개헌 유보로 DJP 집권 세력에서 튕겨 나간 김용환 부총재의 형편이 ‘동병상련’이 나이겠느냐는 것이 정치권 호사가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뚝 그친 ‘김현철 사면’ 항의전화
집단 망각증 또 한번 확인?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김현철씨 부분 사면 조처가 발표되는 시점을 전후해 한동안 빗발치는 시민들의 항의 전화 공세에 시달렸다. 잠시도 쉬지 않고 울려대는 전화벨 때문에 전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호소하는 당직자들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중에는 정중한 문제 제기형 전화도 있었지만,  거칠게 항의하거나 대뜸 욕설부터 해대는 전화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토록 폭주했던 항의 전화가 어느날부터인가 뚝 끊겼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전화 공포에서 해방된 당직자들은 일단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당직자들은 이번 일로 한꺼번에 달아오랐다가 금세 잊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집단 망각증을 새삼 확인했다고 꼬집었다. 시민들은 현철씨 사건을 망각한 것일까, 아니면 항의 전화를 걸기에도 지쳤던 것일까?

고양 보선에 온몸 바친 한화갑
패전의 고배가 남다른 까닭

  고양시장 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국민회의 후보보다 더 가슴 아픈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국민회의 한화갑 사무총장일 것이다. 한총장은 추변으로부터 ‘총장이 만사를 다 재쳐두고 보선에만 매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만큼 고양시장 선거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총장으로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고양시가 한총장의 거주 지역인 데다, 이번 보선이 총장이 되고 나서 처음 치르는 선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호남 물갈이론을 선도하는 차원에서 수도권 진출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장 보선은 그에게는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던 셈이다. 이런 중차대한 선거에서 패한 터라 한총장의 좌절감도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승부사 기질이 강한 한총장은 용인시장 보궐 선거를 향해 재빨리 기수를 돌렸다. 지나간 게임에 연연하지 않고 다가올 게임에 전력투구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용인 선거에서도 국민회의가 교전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 자부심 강한 한총장으로서는 애간장 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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