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숲 사색공간 ‘전문서점’
  • 여운연 기획특집부차장 ()
  • 승인 199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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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書家의 휴식처·정보마당으로 각광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점가지만 전문서점들만은 애서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두평 남짓에서부터 1백여평이 넘는 매장을 갖춘 전문서점들은 해당 분야의 도서들을 알차게 갖다 놓아 독자들의 기호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주로 단골들이 찾고 있는 전문서점은 해당분야 학자나 동호인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만남의 장’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서점은 만남과 독서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도시인들에게 안온한 휴식의 자리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종교서적 : 종교분야에는 역시 기독교전문서점이 제일 많다. ‘기독교백화점’으로 통하는 곳만도 전국에 2백50여군데가 탄탄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 중의 하나가 신문로의 말씀사(738-5887). 2백50평 규모 매장에 1천5백여종의 기독교 관련서적을 진열해 놓고 있다. 3개월 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에 개설한 지점(595-1211)은 4백여평 규모에 2만여종의 기독교 관련도서를 갖추고 있다. 반포일대에도 기독교서점들이 밀집해 있다.

 가톨릭서점은 성바오로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성바오로서원이 미아동 본점(984-1611)을 중심으로 천호동(483-5165) 논현동(548-3623) 저동(278-6607) 명동(776-2941) 정동(779-3793)에 지점을, 지방에는 부산 광주 인천 등 11개 도시에 지점을 갖고 있다.

 불교서점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동편에 있는 불일서점(734-1249)이 유명하다. 송광사 직영인 이 서점은 바쁜 도시인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곳이다. 신앙입문서 부처님일대기 禪 요가 등 불교관련 서적이 거의 망라돼 있으며 다기 茶 불교용품 코너도 있다. 조계사 일대에 밀집한 불교서점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어 신부나 수녀, 외국인 단골손님도 적지 않다. 광주와 제주에도 불일서점이 있다.

외국도서 : 중국도서전문점으로는 지난해 3월 문을 연 동숭동 우당기념관 3층에 잇는 三聯서점(763-4075)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1백60평 매장에 12만권가량의 중국도서를 보유하고 있는데 서점의 차원을 넘어 중국학정보센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2층에는 화랑 三聯전람청이 있어 서화판화 문방제구류가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 화랑 옆에는 중국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늑한 휴게실까지 있다. 이미 1천 3백명의 신간안내 고객을 확보해 각종 정보를 우편을 알려주고 있는데 필요한 도서를 주문하면 즉시 수입, 공급해주는 고객서비스가 자랑거리다.

 그 외에 대만대사관 앞에 있는 중화서국(777-0090)이 가장 오래됐고, 고려대부근의 천안문(928-2784), 성균관대 부근의 西海서점(764-3778)이 있다. 인사동의 동문선(736-7796)은 15평규모의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중국학서점으로 충실한 자료를 갖추고 있다.

 서양도서로는 4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범문사(732-5131)와 범한서적(733-2015)이 단연 선두주자다. 89년말 경희궁 뒤편 새 사옥으로 이전한 범한서적은 1층에 매장, 4층에 자료정리를 할 수 있는 방과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다. 일본어원서 전문서점은 한국출판무역 (주) (735-5401~3)가 있다.

과학기술도서 : 20년간 영등포에 자리잡고 있다 90년 원효로로 옮긴 승문서적센터 (704-0891~5)는 주로 공학관련 서적을 취급하고 있다. 과학서적센터(733-6719)에서는 외국과학도서만을 판매한다. 청계로에 있는 세운기술서적(267-5535)도 20년 넘은 곳이다. 6~7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엔지니어들이 찾았으나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컴퓨터 관련서점으로 더 알려지고 있다. 컴퓨터 전문서점은 더 알려지고 있다. 컴퓨터 전문서점은 용산전자상가에 6개 정도 있는데 용산기술서적(713-9967)이 손꼽힌다.

의학도서 : 서울의대 부근에 의학서적 전문서점가, 종로5~6가에 한의학서적 전문서점가가 있다. 한의학서적은 행림서원(279-1980) 동양한의학서점(275-5969)등.

수험도서 : 서울대 근처 고시촌에 있는 상원서점(884-6638)은 인근 고시촌 입주자들 간에 훌륭한 정보교환처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종로2가에 있는 시험센터(736-4639)도 고시준비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공무원 시험교재 판매뿐 아니라 시험일자안내, 원서접수 대행 등 시험준비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상담해주고 있다.

예술도서 : 미술도서 전문점으로는 86년에 문을 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안 1층의 아트체인 뮤지엄숍(503-3040)이 미술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회화 서예 사진 건축 디자인 등 미술분야뿐 아니라 기타 예술분야 관련도서도 꽤 있다. 일반 서점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화집·카탈로그 등이 총망라돼 있으며 특히 전시회가 끝난 작가에 관한 자료도 이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 쪽에 마련된 판화특설 코너가 이색적이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 있는 아트숍(580-1521)도 권할 만한 곳.

 음식서점으로는 명동의 대한음악사(776-0577)가 3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고 세종문화회관 뒤 현악사(735-1115)도 유명하다.

 영화관련 전문서점으로는 동숭아트센터 지하1층에 있는 키노(735-1838)가 있다. 책 포스터 음반 등 영화에 관계된 많은 자료들을 진열해놓고 있다. 독특한 실내분위기가 구경만 해도 즐거운 곳이다.

 사진전문서점으로는 광화문의 포토박스(737-5493)가 사진공부하는 이들 사이에 꽤 유명하다. 두평 남짓 비좁은 서점이지만 대형서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유명작가의 작품집, 최신 해외사진 경향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를 구비하고 있다.

명상서적 : 도서출판 정신세계가 동숭동 대학로에 문을 연 정신세계(741-7033). 명상서적뿐 아니라 종교 철학 심리학 심령과학 등 정신과 관련된 6천여종의 책이 주제별로 분류돼 있다. 티베트 인도의 명상음악 테이프를 비롯해 외국의 명상관련 자료를 판매한다. ‘정신세계’란 이름이 무색치 않게 조용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고서전문 : 인사동과 청계천 6~7가 일대의 고서점가가 아직까지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우리나라 고서점 역사 그 자체랄 수 있는 관훈동의 통문관(732-4335). 5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곳에는 희귀도서도 적지 않다. 화랑이면서 서양의 고서와 서양고미술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갤러리 옥토보 (723-2258)도 이색적인 곳이다. 한국관계 서양고서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들도 확보하고 있다.

아동도서 : 이화여대 후문 근처에 있는 초방(392-0277)은 어린이와 엄마가 함께 책을 읽어본 후 선택할 수 있게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책방앞을 지나다보면 아지자기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지하에는 어린이들을 데리고 친구를 만나야 하는 엄마들을 위한 편안한 공간도 있다. 신설동의 보육사(927-2121)는 주로 유아용 교재를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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