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포기할 수는 없다”
  • 정희상 기자 ()
  • 승인 2006.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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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고다공원에서 이완용 재산몰수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이 시작되던 지난달 30일, 쌍문동에 사는 이완용 증손 이윤형씨 집을 찾아 최근 심경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국민의 분노와 비난이 예상 외로 큽니다.

 보도가 나간 뒤 일부에서 빗발치는 항의전화와 응징협박을 해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포에 못이겨 한때 집을 비우고 나돌아다녔는데, 제발 이제 수난이 끝났으면 합니다.

재산찾기를 돕던 변호사 한사람이 사임계를 냈는데….

 여론이 두려워 그만둔 것 같습니다. 사실 변호사들도 피해자입니다.

계속 재산을 찾을 생각입니까?

국민이 반대한다면 포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억울한 것은 증조부님 재산 중 사기꾼들 손으로 넘어간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국가나 뜻있는 분들이 나서서 찾아 좋은 일에 쓰면 모를까, 사기꾼들 배만 불린 채로 남아 있는 것도 문제 아닙니까.

그런 재산을 포함해 이완용씨 명의로 된 모든 땅을 국가가 몰수해 민족정기 확립기금으로 써야 한다는 게 독립유관단체들의 주장인데….

 찾을 수 있는 땅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또 지금까지 찾은 것도 별로 없습니다. 증조부님 재산 중 국가 소유로 넘어간 것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서류를 위조하는 방법을 통해 부당하게 개인 앞으로 넘어간 땅은 국가라도 나서서 찾는 게 차라리 낫다고 봅니다.

재산몰수 특별법 제정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니까?

 생각하기조차 두렵습니다. 국가가 법을 정해 그렇게 한다면 하는 수 없겠지요. 그러나 그중에서도 조상의 산소 자리는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이완용씨 명의의 땅을 국가에 헌납할 의향은 없습니까?

 지금 찾으려는 땅 중에는 증조부님 이전 대부터 물려내려온 선영도 있고, 아버님이 조성한 땅도 있습니다. 또 어떤 땅을 증조부님이 조성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땅을 찾아 재단설립에 쓰겠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군요.

 《시사저널》보도가 나간 후 재판은 다 망쳤습니다. 재단을 설립해 평생사업을 하려 했는데 의욕도 많이 잃었고요. 그러나 뜻있는 분들이 나서만 주신다면 국민에게 욕먹지 않는 방향으로 재산을 처리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브로커와는 손 끊고 변호사들에게만 위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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