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하루 나들이 코스
  • 최동욱(자동차 칼럼니스트) ()
  • 승인 1991.06.1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화도 서부지역 주말에도 한적 … 백련사 등 볼거리 많아

 강화도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고 누구나 쉽게 찾아나설 수 있는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제주도 거제도 진도 등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5번째로 큰 섬이지만 김포의 월곶과 강화교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섬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수도권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강화도는 행정상 강화군을 이루는 중심지역이고, 크고 작은 15개 섬들이 어울려 있다.

 그 가운데서 석모도와 교동도에는 차를 배에 싣고 오가는 카페리가 정기 운항하고 있어서 섬 중의 섬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갖게 한다. 강화도의 관광 하며 일반적으로 전등사를 비롯해서 마니산 정수사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함허동천 고려궁 갑곶돈대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명소들은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많은 인파가 몰려들기 때문에 혼잡 속에서 자칫 후회하는 일정을 만들기 쉽다. 더구나 밀려드는 차량들 때문에 10분 거리가 1~2시간 이상 되는 일도 자주 생긴다.

 그러나 강화도 서부지역과 교동도를 목적지로 선정해보면 뜻밖에 다양하면서도 한적한 여가를 갖게 되어서 좋다. 즉 강화교를 건너 강화읍내까지는 10리가 채 안 되는 곧은길을 따르고, 많은 사람들은 강화우체국 앞 3거리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마니산과 전등사 쪽으로 내려간다. 이 진입방향은 최근 4백m 못 미친 동보주유소 앞으로 새 우회도로가 생기긴 했어도 차가 많이 밀려들 때는 혼잡하기가 매일반이다.

교동도 가면 섬 특유의 낭만
 강화읍내를 직진으로 통과하여 송해면과 하점면 지역에 들어서면 갈수록 교통량이 적고 한산한 들길을 달리게 된다. 고려산(4백36.3m) 북쪽 기슭에 있는 백련사, 국도 제48호 변에 서 있는 고인돌, 하점의 오층석탑과 석조여래상 등을 목표로 삼아도 좋다. 또 창후리의 화개선착장에서 카페리에 차를 싣고 교동도로 건너가면 더욱 한적한 섬 특유의 낭만을 맛볼 수 있게 된다.

 백련사는 고구려 장수왕 4년(416)에 천축조사가 세웠다는 1천5백년이나 된 절이다. 고려산 상봉에 있던 오련지에 오색 연꽃이 피어 있었는데 그 꽃잎을 날려 낙화한 다섯 곳에 절을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가운데 이곳에는 흰 연꽃잎이 떨어져 백련사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지금은 거목에 둘러싸인 ㄱ자 기와집을 극락전으로 삼고, 법종각과 칠성각 그리고 요사가 차분하게 배치돼 있다. 법당 앞뜰에는 45년생 은행나무가 인상적인데 이 절에 입산한 한성탄(81) 주지스님이 심어서 함께 연륜을 쌓아온 것이란다.

 국도변에서 절 앞 주차공간까지는 3.2㎞. 그 가운데서 절 가까이 2㎞ 남짓한 진입로는 비록 비포장길이지만 그윽한 숲에 둘러싸인 빼어난 경승을 지니고 있는 산악로이다. 백련사는 한때 팔만대장경이 봉안되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인돌은 백련사와 행정상으로 같은 구역에 속하는 하점면 부근리의 국도변에 있다. 석기시대의 석총으로 믿어지는 지석묘인데 길이 7.1m, 너비 5.5m짜리 큰 돌을 2.6m 높이로 떠받친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사적 제137호다. 최근에는 고인돌 입구에 주차장을 넓게 다듬었고 휴게소까지 두어서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다. 하점우체국 옆 골목으로 8백m 시멘트길을 따르면 옛 봉은사 터에 남은 오층석탑(보물 제10호)이 있고, 보물 제615호인 석조여래상도 있어서 가족과 함께 찾아 나서 볼 만하다.

 백련사와 고인돌 그리고 오층석탑은 한 목표지역으로 설정할 수 잇고, 그 양쪽에 위치한 송해나 하점에서 각각 북쪽으로 통하는 철산리 민통선까지의 쾌적한 드라이브 길도 시원스레 달릴 만하다.

 한편 창후리의 화개선착장에서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으로 카페리를 타고 건너면 화개교와 교동향교 그리고 인사리의 인현 마을에 쉽게 닿을 수 있다. 인현은 해발표고 89m인 율두산을 낀 교동도 최북단의 마을이기도 한데 바다 건너가 바로 북한 땅 연백군이어서 실향민들이 망향의 시름을 달래러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교동도 중심지인 대룡리의 삼호정식당에서는 물 먹이지 않은 쇠고기요리를 맛볼 수 있고, 창후리에서는 원두막이 있는 대호횟집 등이 맛으로 이름난 식당들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