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PKO'비결'배웠다
  • 헬싱키.변창섭 기자 ()
  • 승인 1993.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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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교 핀란드 연수 / 군 옵서버 교육받아

육군 상록수부대 소속 2백52명의 장병이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7월14일 소말리아로 떠난다. 공병인 이들은 주로 수도 모가디슈에서 벨렌트윈 지역에 이르는 3백50㎞ 구간의 도로 보수작업을 맡는다. 이번 파병은 냉전이 끝난 후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유엔 회원국인 한국이 처음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관한 한 한국은 후진국이나 다름없다. 유엔 평화유지활동은 49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국경분쟁을 감시하기 위해 시작된 후 오늘날 전세계 13개국에서 실시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여기에 신경을 겨를도 없었지만 유엔 회원국이 아니어서 참여할 수도 없었다.

 한국은 유엔에 가입한 후 유엔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대비해 군 요원을 해외에 연수시키는 등 나름대로 준비해왔다. 국방부는 올 연초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많은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에 실무진을 보내 우리측 연수 요원을 파견하는 데 따른 협의를 끝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국방부는 양시광 소령과 신경수 대위 등 장교 2명을 핀란드에 파견해 3주간 군 옵서버 연수를 받게 했다.

 국방부 실무자는"유엔 평화유지활동에 따른 경험이 전혀 없는 만큼 우선 교관 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핀란드에서 장교 2명을 연수 시켰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유엔이 군 옵서버를 파견해 달라는 요청이 오면 긍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에는 현재 10개국에서 파견된 옵서버 요원 50명이 활동하고 있다. 옵서버 요원은 개인화기로 무장하고 평화유지 업무를 맡는 보병과 달리 비무장으로 휴전협정 준수 여부에 대한 감시 업무를 맡는다. 이들은 해당국 수요에 따라 1~2명 정도 개인적으로 파견되는 것이 관례다.

 이번에 한국군 장교 2명이 교육을 받은 곳은 핀란드 국방부산하 연수원이다. 이들은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러시아 장교 47명과 함께 지난 4월 중순~5월 초 3주간 합숙했다. 교육 기획을 맡은 크리스티안 발린 소령은"한국군 장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연수생이 교육을 잘 받았으며 짧은 교육기간에 비해 성과가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연수비는 숙식을 포함해 개인당 1천5백달러 안팎이라고 한다.

 교육 내용은 △유엔 평화유질활동에 대한 개황 △군 옵서버 임무 △통신 및 교통 △군사 영어 △체력 단련을 포함해 모두 8개 과목이다. 특히 개황 교육 가운데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소말리아, 모잠비크, 앙골라 등 대표적인 유엔 평화유지활동지역에 대한 소개도 들어 있다. 연수생들은 월~금요일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교육을 받는다. 특히 토요일과 야전 교육도 받는다고 한다. 총 1백21시간의 교육 중 옵서버 임무에 관한 교육이 42시간으로 가장 많고, 군사 영어 교육도 16시간이나 된다. 발린 소령은 비영어권 연수생들이 가장 애를 먹는 과목이 바로 군사 영어라고 설명했다.

 발린 소령에 따르면, 핀란드는 군 옵서버 교육을 69년부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모두 1천9백81명을 교육시켰다고 한다. 연수는 해마다 1월, 4월, 9월 세 번에 걸쳐 자국 병사와 해외 위탁교육생을 상대로 실시한다. 그는"84년부터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3국 이외의 나라에서 파견한 위탁 연수생을 받기 시작했는데 성과가 좋다"라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핀란드 연수교육에 이어 8월 하순쯤 장교 2명을 스웨덴에 보내 유엔 평화유지활동과 관련한 참모 교육을 받게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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