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왕국’ 이끄는 MH ․ MK 인맥
  • 장영희 기자 (view@sisapress.com)
  • 승인 2000.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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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임원들은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누구누구의 인맥으로 거론된다. MH인맥의 대표주자로는 이익치 회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꼽힌다. 이회장은 현대의 금융업을 사실상 관장하고 있으며, 몽헌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김윤규 사장은 건설 사령탑으로도 경영 능력을 발휘한다는 평이다.

 주력사인 현대저자에서는 지난해 말 김영환 사장이 뇌질환으로 쓰러져 박정섭 사장이 영입되었다. 박사장은 박상호 사장(반도체 부문) ․ 장동국 부사장(경영지원 부문)과 함께 몽헌 회장을 보필하고 있다.김충식 현대상선 사장 ․ 김고중 현대아산 부사장 ․ 김재수 구조조정우원장 등도 MK 인맥으로 분류된다.

 MK 인맥의 두 축은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총괄)과 김수중 기아자동차 사장이다. 이계안 사장은 이충구 사장(연구개발총괄 본부장) ․ 정순원 부사장 ․ 이준원 상무(마케팅 실장) ․ 최한영 상무(홍보실장) 등의 지원을 받으며 몽구 회장의 야망인 세계5위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뛰고 있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상용차 담당 사장도 MK 인맥에서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 소그룹의 또 한 축인 기아자동차의 김사장은 몽구 회장을 잘 보필해 법정 관리 상태였던 기아차를 1년 만에 정상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유인균 현대강관 회장과 박정인 현대정공 사장은 오랫동안 몽구 회장을 모신 인사들. 기업 비중은 좀 떨어지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이계안 ․ 김수중 사장에 못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오랫동안 몽우 회장과 동고동락해온 이들을 최측근 인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MH 인맥으로 분류되었던 박세용 인천제철 회장이 신MK 인맥으로 떠오른 것도 흥미롭다. 박회장은 지난해 말 몽헌 회장에게 ‘내침’을 당했다는 것이 정설. 1999년 현대전자 주가 조작 사건 때 검찰에서 오너보다 자기 보호에 열중했다는 것이 ‘괘씸죄’의 사유로 알려져 있다. 호환 인사가 거의 사라진 지난해부터 생긴 현상이기는 하지만, 이번 파동으로 MH ․MK 인맥은 이제 더더욱 한솥밥을 먹는 식구로 보기 어려워졌다. ‘우리’가 아닌 ‘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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