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향해 장타 날리겠다”
  • 이철현 기자 (leon@sisapress.com)
  • 승인 2006.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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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롭 본사 반바 히로유키 사장 인터뷰/“3년 내 한국 시장 점유율 1위 자신”

 
겨우내 얼었던 잔디가 푸른 색을 띠면 골프 마니아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클럽(골프채)을 꺼내 닦으며 라운딩을 예약하기 위해 바빠진다. 수도권에 봄 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이 되면 전국 골프장에서는 골퍼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골프 시즌이 개막하는 것이다. 이때쯤 골프 용품 업체들도 앞 다투어 마케팅 행사를 벌인다. 겨우내 연습장에서 휘두르다 보니 싫증난 클럽을 바꾸려는 골퍼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7천억원 골프 용품 시장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선수를 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올해 골프 용품 시장 경쟁에서 첫 번째 티오프(tee-off)한 곳은 던롭이다. 지난해 ‘젝시오(XXIO)’ 브랜드를 내세워 매출 성장률 2백%를 기록한 던롭은 골프 용품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마케팅 이벤트를 열며 캘러웨이·미즈노·혼마 같은 시장 선두 업체에게 선전 포고했다. 던롭이 3월5~6일 제주도 나인브릿지에 전국 골프 용품 판매 업체 관계자 10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신제품 발표회를 가진 것이다.

 ‘올 뉴 젝시오’라는 신제품 발표회는 던롭 본사 대표이사인 반바 히로유키 사장이 참석해 행사 진행을 주관했다. 한국 시장 1위를 목표로 삼은 히로유키 사장을 3월5일 나인브릿지에서 만났다. 

던롭이 한국 시장에만 적용하는 마케팅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한국 골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회사 해외영업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골프장은 2백여 곳이었는데 2008년에는 3백 곳으로 늘어난다. 삼화기연(던롭코리아) 조사에서도, 2백만명인 골프 인구가 해마다 10%씩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성장 시장에서 던롭은 지금까지 순조롭게 성장해왔다. 시장점유율이 7%가량으로 5위 그룹에 속해 있지만 성장률은 2백%를 기록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 3년 안에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품 품질과 기술은 자신하지만 한국 안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판매하는 모든 모델에 대해 ‘던롭 무료 대여 서비스’를 실시한다. 하지만 골프공 시장에서는 던롭이 시장 1위다(점유율 25%). 우리 골프 공 브랜드 ‘에브리오’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좋다. 인지도가 높아 구매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에브리오가 한국에서 성공한 비결을 찾다 보면 한국 시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한국과 일본 골프 시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차이는 거의 없다.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시장이 줄어든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일본은 인구 1억2천만명 가운데 골프 인구가 8%인 1천만명지만고 한국(4천8백만명)은 4%인 2백만명에 불과하다. 또 한국은 소규모 전문점이 유통을 맡고 있지만 일본은 체인점이 주도한다. 골프 저변이 확대되면 일본처럼 대기업 체인점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한국 골프 동호인은 아마추어라도 프로 선수가 사용하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수요가 다양해져 자기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

올해 초 미국 PGA(남자골프협회) 선수 짐 퓨릭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유망 선수와 스폰서 계약을 맺을 의향은 없는가?
올해 첫 번째와 두 번째 LPGA(여자골프협회) 대회 상위권을 한국 선수들이 휩쓸지 않았나. 프로 선수 수가 일본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 참 대단한 일이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배운 데다 과감하게 미국 시장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지만,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 남녀 선수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곧 발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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