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최고의 자산이다
  •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
  • 승인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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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클리닉] 50~60대 위한 맞춤형 창업 전략/죽 카페·럭셔리 남성 미용실 ‘유망’

 
과거와 달리 50, 60대를 인생의 황혼기라고 여기는 이들은 많지 않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데 점차 부담을 느끼는 데다가, 요즘 50대는 과거와 달리 퇴직 후에도 다른 일을 너끈히 해낼 수 있을 만큼 체력이 충분하다. 실버 창업은 경제적 곤란을 해결할 수 있어 좋고, 뒤늦게 가족의 천덕꾸러기가 되는 ‘미운 늦둥이’ 증후군을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이다. 사례를 통해서 성공 조건을 알아보자.

경험과 경륜 살려 창업 


  외식업을 선택한 고령 창업자들의 고민 중 가장 큰 부분이 주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법원 검찰청 근처에서 한 죽카페(www.yesjuk.com)를 운영하는 홍사승씨(65)는 조리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방에 죽을 젓는 자동 기기가 설치되어 있어 주방 인력 부담이 적고, 주재료들이 본사에서 진공으로 포장되어 공급되기 때문이다. 

  홍씨는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직원이 70~80명에 이르는 건축 자재 회사 사장이었다. 국내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회사 운영이 어려워졌다. 노년기에 겪는 실패라 좌절이 컸지만 홍씨에게는 건강과 체력이 남아 있었다. 

  홍씨는 젊은 사람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신사업 아이템보다는 안정적인 수요가 있는 대중적인 아이템을 찾았다. 시장조사 끝에  선택한 것이 2003년 말 웰빙 바람을 타고 막 뜨기 시작한 죽 전문점이었다. 

  매장 위치가 법원 검찰청 근처라 주 고객이 인근의 법조계 종사자, 인근 아파트 주민, 학생들이다. 홍씨는 자신이 사업하면서 얻은 대인 관계 노하우를 고객 맞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자식처럼 대하고, 법조계 관련 종사자와는 그들의 격에 맞게 대화하려고 애쓴다. 손님들 중에는 홍씨의 해박한 법률 지식에 ‘전직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종업원은 홀 서빙 인력을 포함해 4, 5명인데 고객을 어떻게 대하고 서비스하는지 등을 평가해 임금에 반영하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종업원들의 표정이 다른 매장에 비해 밝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많다.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와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단골 고객도 늘기 시작했다. 30여 평 매장에서 월 매출액은 4천5백만원, 순수익은 2천만원 선이다.

자본과 매뉴얼을 결합

 노년의 여유 자금을 가지고 투자형으로 창업한 경우도 늘고 있다. 이·미용 산업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매장 운영에 필요한 핵심인력을 자체 양성해 가맹점에 파견하고 있다. 이런 경우 대리점주는 매장의 매출 상황과 인력 관리 상황을 본사가 파견한 유능한 점장을 통해 보고만 받으면 된다. 

 
조그만 컴퓨터 프로그램 회사를 운영하는 김동섭씨(53)는 자신의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본인은 퇴직할 계획을 갖고 있다. ‘퇴직 후 인생’ 설계를 미리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는 3개월 가량 걸려 창업할 업종을 찾았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것이 력셔리 남성 미용실(www.jbcounty.com). 럭셔리 남성 미용실은 매장 시설이나 서비스 스타일이 기존 점포들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차이는 전통적인 가위 컷으로 고객의 헤어 스타일을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헤어 디자이너들은 4년 이상의 경력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본사에서 선발하고 교육해 매장으로 파견해주기 때문에 디자이너 관리에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그는 과학적인 설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매장에 설치된 과학적인 설비와 MSV라는 매장 관리 프로그램 덕에 주인이 꼭 점포에 매여 있지 않고도 매장 운영이 가능했던 것이다.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서면서 뽑는 티켓 발행기와 DVR 시스템에 의해 매출 상황이 자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었다. 

 티켓 발행기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서 원하는 서비스 메뉴를 직접 선택하고 비용을 바로 정산하면 대기표가 나오기 때문에 현금 관리를 위한 별도의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 고객들 역시 대기 시간을 바로 알 수 있어 반응이 좋다. DVR 시스템은 컴퓨터만 있으면 안방에서도 매장의 운영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 점포 마련에 든 비용을 제외하고 창업 비용으로 12.5평에 6천3백만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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