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괴담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5.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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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속으로]

 
11월의 저주는 계속된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연예계에 불운이 닥친다는 11월 괴담이 올해도 회자되고 있다. 이달 초 방송인 신정환이 도박 파문을 일으켰고, 가수 박애경씨가 위암으로 사망했다. 또 11월19일 새벽 인기 그룹 ‘원타임’의 송백경씨가 음주 운전 사고로 크게 다쳤다. 

돌이켜 보면 1987년 가수 유재하가 교통 사고로, 1990년 가수 김현식이 간경화로 죽은 달이 11월이었고, 1995년에 인기 절정 그룹 듀스의 김성재가 피살된 때도, 2000년에 강원래가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때도 11월이었다. 방송가에서는 빨리 11월이 지나가기를 바란다.

SBS에 11월 괴담은 ‘돌담’이었다. SBS 인기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마지막 회. 주인공 김주혁이 덕수궁 돌담에 세계 각국 언어로 ‘사랑한다’고 적힌 메모지를 100m 넘게 가득 붙여 전도연을 감동시켰다. 프로포즈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문제는 제작진이 메모지를 떼면서 끌 등으로 돌담을 훼손한 것. 누리꾼과 문화재청이 발끈하고 항의하자 SBS는 정식 사과했다.

11월의 저주는 정치권에도 들이닥쳤다. 11월20일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이 자살했다. 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강압 수사를 했거나 플리바게닝을 강요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플리바게닝은 피의자가 검사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조건으로 검사가 피의자의 형량을 줄여주는 제도다. 11월 저주는 경제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11월19일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셋째 딸이 미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저주가 1년에 한 달뿐이라면 차라리 좋으리라. 무려 7.3kg짜리 혹이 얼굴 전체를 뒤덮은 열네 살 ‘선풍기 청소년’의 사진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수술비가 9천5백만원이라고 한다. 인류에게 저주가 내리나? 에이즈 환자가 조류독감(AI)에 감염되면 살인적인 변종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로킥의 저주는 무서웠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격투기 2005 K1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 한국의 최홍만 선수가 레미 본야스키 선수에게 패했다. 1·2라운드는 잘 버텼지만 3라운드 종료 전 허벅지에 로킥을 연이어 맞은 것이 패착이었다. 우승자는 세미 슐츠였다.

무엇이든 시작할 때와 끝날 때가 중요하다. 국가대표 축구팀이 최근 세 경기 시작 10분 안에 연이어 선제골을 넣으면서 아드보카트 타임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인생의 3라운드는 퇴직 이후부터다. 올 12월부터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퇴직 연금제가 시행된다. 내년부터 바뀌는 것 중에 건강보험료율도 있다. 대폭 오른다고 한다.

11월 넷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 이건희 딸
2. 아드보카트 타임
3. 플리바게닝
4. 살인변종 에이즈
5. 덕수궁 돌담 훼손
6. 퇴직연금제
7. 세미슐츠
8. 건강보험료 인상
9. 11월 괴담
10. 선풍기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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