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대덕단지 만들겠다”
  • 이숙이 기자 (sookyiya@sisapress.com)
  • 승인 200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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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주 전주시장 인터뷰/“지식·환경·문화 앞서가는 최고 도시 건설”

 
김완주 전주시장을 7월27일 아침 서울에서 만났다. 휴가 중인데도 중앙 부처 사람들을 만나 전북 알리기에 여념이 없던 그는 이 날 전주를 방문한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과 한옥마을에 대한 얘기를 나누어야 한다며 서둘러 전주로 향했다.

지난 7년간 전주시장으로서 역점을 둔 대목은 무엇인가?
전주시가 전북 인구의 3분의 1, 경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주가 전북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주로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집중했다. 전북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산업의 혁명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전형적인 농업 도시로 시작해 경공업을 좀 해보려고 하면 다른 지역은 이미 중공업 쪽으로 진출하고, 전북이 중공업에 눈을 돌리면 다른 도시는 이미 지식산업 쪽으로 앞서가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의 산업 체질을 바꾸려면 최첨단 산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보고, 취임 후 주로 자동차·기계 부품이나 소재 분야의 R&D 업체를 유치하는 데 진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기업들도 따라와서, 금년에만 1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했는데 상반기에 벌써 46개가 들어왔다. 우리의 꿈은 제2의 대덕단지를 만들어 지식산업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인구도 늘고 있나?
전주만 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전북에서 모두 60만명이 빠져 나갔는데, 전주는 40만명이 늘었다. 그래도 20만명이 순유출인 셈인데, 기업이 와도 고용이 많지 않아 걱정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일자리에 이어 교육 문제가 인구 유출의 두 번째 요인이어서, 매년 시 예산의 3%를 무조건 영어학교나 대학 지원 같은 교육 부문에 쓰고 있다. 또한 취임하자마자 국제 영화제를 만들고 1조원을 들여 한옥마을을 조성하는 등 전주를 문화산업 도시로 키워가는 것도 문화 자산이 풍부한 전북의 특성을 살리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현재 한국 영화의 40%를 전주에서 찍는데, 엑스트라·소품·음식점 등 영화로 먹고사는 인구만 2만명에 이른다. 환경 문제는 전국에서 1위를 많이 했다. 3~4년간 공들여 하수관을 다 묻었고, 수질 문제도 잡았다. 공기도 전국에서 폐암률이 최하위일 만큼 깨끗하다. 버스나 시청 차량 등을 다 천연 가스로 바꾸고 있다.

차기 도지사감 1위로 나온 것은 이런 그간의 실적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인가?
내가 일을 잘해서라기보다는 광복 이후 50년 동안 전북이 침체와 퇴보만 계속했기 때문에 과거 민주당 시절의 ‘못 살겠다, 갈아보자’ 했던 심정이 도민들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예전에 강원·충북·제주가 전북 뒤에 있었는데, 지금은 다 앞질러 가고 있다. 게다가 새만금·방폐장·김제공항·겨울 올림픽 등 뭐하나 되는 게 없다. 때문에 도민들 사이에 뭔가 바꿔야겠다는 열망이 있다.
 
본인이 그런 열망을 담아낼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가?
이 정도 지지가 나온 건 과분한 얘기고, 현 도지사나 정치인들이 예전부터 (정치를) 쭉 해오던 분들이라 그런 데 대한 반동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싶다. 내 개인에 대해서는 대도시 분들이나 좀 알까, 소도시 분들은 잘 모르실 것이다.  

전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청와대나 중앙 부처에 가면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전북은 변화와 정보에 늦다’는 것이다. 중앙 부처가 이미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고 쭉 가고 있는데, 다 간 뒤에야 ‘함 가볼까’ 하는 게 전북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대덕에 17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을 때 과기처에 가서 ‘전북에도 좀 투자해달라’고 항의했더니, 전북에서 R&D 하겠다고 온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혁신 클러스터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어 전북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급선무다. 과거처럼 나는 가만히 있고, 정부가 밥 떠먹여 주기만을 바라면 발전할 수가 없다. 우리가 먼저 승부처를 결정하고 정부 보고 내놓으라고 아금받스럽게 다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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