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전북의 희망이다”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5.07.28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현욱 도지사 인터뷰/“공사 계속해 동북아 관문 만들어야”

 
강현욱 전북도지사는 전북에서 ‘강만금’으로 통한다. 새만금 사업에 ‘올인’한 도지사라는 뜻이다. 2003년 65세에 그는 새만금 사업 성사를 위해 삭발을 했다. 지난 1월에는 도지사 직도 걸었다.

그런 강지사에게 지난 2월 행정법원 판결은 타격이었다. 방폐장·무주 겨울 올림픽 유치 실패에 이어 새만금 사업까지, 그가 야심차게 추진한 3대 국책 사업이 모두 흔들렸다.

강현욱 지사의 시대가 갔다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보더라도 강현욱 신화는 여전히 건재하다.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 후보로 나선 그는 군산에서 당선했다. 호남권을 통틀어 신한국당이나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한 이는 그 이후에도 없었다. 지금도 전북에서는 그때 강현욱 신화를 언급하는 이가 많다.

지난 7월25일 새로 문을 연 효자동 도청 집무실에서 만난 강지사는 전북 발전에 대한 특유의 자신감을 인터뷰 내내 피력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힌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웃음) 나를 1등으로 뽑아준 분들에게 물어보아야 할 질문 같다. 아마도 내가 전북에서 누구보다 잘 알려져 있어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아준 것 같다. 1988년부터 2년간 관선 도지사를 역임했고, 다시 민선 도지사를 한 결과로 본다.
굳이 이유를 들면,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하기 전부터 지역 현안에 발 벗고 나선 점을 전문가들이 높이 사준 것 같다. 새만금 사업이나 공공기관 이전, 그리고 대기업 유치 등 굵직한 사업에서 내가 전력투구한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별명이 ‘강만금’이다. 새만금 사업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는가?
새만금 사업은 15년 전부터 시작했다. 검토하는 단계까지 포함하면 거의 20년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2조원 가까이 투자되었다. 진행 상황을 보면 내년 3월에는 물막이 공사가 다 끝난다.

그렇다면 물막이 공사부터 끝내놓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하는 것이 순리이다. 지금 단계에서 재판을 이유로 공사를 전면 중단시키자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다. 물막이를 끝내지 않고 해수를 그냥 유통시키면 그동안 방조제 공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

2.7km 구간만 막지 않은 상태에서 해수를  유통시키자는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 좁은 구간으로 하루 네 번씩 수억t의 물이 들락거리면 방조제가 버티지 못한다. 자연 재난이 올 수밖에 없다.

대안은 배수관문 공사를 금년에 끝내고, 이 배수관문을 통해 당분간 해수를 유통시킬 수 있다. 그리고 예정대로 내년 초에 물막이 공사를 마치고 나서 수질 문제 등을 논의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새만금 공사는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도 새만금 관련 행정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데.
올해 안에 2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본다. 이석연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 임하고 있다. 2심은 판결이 잘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도정에서 5대 현안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5대 현안이 무엇인가?
저기 집무실 위를 봐라. 'NOW JEONBUK'이라는 슬로건이 바로 전북이 나아갈 길이다. 아시아의 새로운 관문을 뜻하는 'New Asian Gate'의 첫 글자 'N',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활력화를 뜻하는 'Occupy' 의 'O', 수려한 자연 환경을 가진 전북에서 살고 싶다는 의미의 'Well-being'을 뜻하는 'W'인데, 저것이 바로 전북의 목표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를 구체화한 것이 5대 현안이다. 2007년부터 새만금을 개발해 동북아의 관문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타깃 기업을 단계 별로 선정해서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LS전선 군포공장을 포함해 대기업 8개 사를 도내에 유치하는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공공기관 이전이 확정되었으니, 전북은 모범적인 혁신 도시를 만들 것이다. 올해 말에 혁신도시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부안에서 좌절되었는데, 방사성폐기물관리센터를 전북에 유치해서 최첨단 에너지 과학 도시를 만들겠다. 방사성폐기물관리 센터를 유치하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양성자 가속기 사업을 함께 유치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 무주가 기업도시로 선정되었는데,  전북도는 본격적인 관광 레저 도시를 또 하나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무주에 들어서는 태권도공원을 전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

 
에너지 도시를 만들려면 방폐장 유치가 필수인데, 부안에 이어 군산에서도 논란이 있다.
원전 수거물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부안에서는 고준위 수거물까지 처리하는 방폐장 건설이었고, 주민 투표가 아니라 군수가 신청한 것을 정부가 승인해서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침이 바뀌었다. 중·저 준위 수거물만 처리해 안전성이 보장되는 원전센터이고, 주민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제는 주민들이 싫다고 하면 유치 자체를 할 수가 없다. 부안과 상황이 다르다. 전북의 발전을 위해서 유치에 나선 군산 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

이른바 ‘전북 소외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하게 정치권에 대해 섭섭한 감이 많았다. 인정한다. 새만금 사업이 소송으로 갈등을 겪고, 겨울 올림픽 유치나  방폐장 문제도 정부가 방침을 바꾸면서 꼬여만 갔다.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도민들은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에, 그만큼 실망도 컸다. 하지만 대기업을 전북에 유치하는 성과를 내고 있고, 무엇보다 도민들이 바라는 토지공사가 전북으로 이전되었다. 게다가 무주에 태권도 공원이 들어선 데 이어 기업도시 후보로 선정되어 좋은 일이 계속되고 있다. 민심은 자꾸 변한다. 앞으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 희망을 가지고 있다.

내년 지자체 선거와 관련해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 같은 당 소속 김완주 전주시장과 맞대결이 예상되는데?
내가 보기에는 아직까지 주자가 확실해지지 않았다. (내가) 결심을 했는지 안 했는지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확실히 공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자가 확정되었다는 판단은 너무 이르다. 아직도 시간이 1년 정도 남아 있다.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고, 일을 소홀히 하면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 그것이 아마 누가 출마하는지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공직자가 벌써부터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도정을 열심히 챙긴 뒤에 도민들의 뜻에 따르겠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