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 긴 새만금·방폐장 투쟁가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5.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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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거리의 신부’ 문규현, 지도자 1위…최강 NGO는 전북환경연합

 
전북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 문규현 신부(8.2%)가 뽑혔다.

문신부는 천주교 전주교구 부안성당 주임신부로 있다. 부안성당은 2003년 방폐장 설립 반대 투쟁 때 ‘전북의 명동성당’이었다. 문신부의 울타리 덕에 대책위 지도부는 부안성당에 둥지를 틀고 투쟁을 진두 지휘했다. 문신부 자신도 공동대표를 맡아 ‘부안대첩’을 이끌어냈다.

올해 환갑인 문신부는 전북이 고향이다. 1945년 1월1일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서 태어났다. 환갑이지만 그는 ‘거리의 청년 신부’이다. 매번 투쟁 때마다 그는 맨 앞줄에 선다. 이런 그의 청년 정신은 생명 정신과 맞닿아 있다.

새만금 사업에 대해 도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찬성할 때 문신부는 묵언 수행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느리면서도 아름다운 발걸음으로, 가장 조용하면서도 울림이 큰 투쟁을 이끌었다. 2003년 문규현 신부가 수경 스님· 이희운 목사· 김경일 교무와 함께한 65일간 삼보일배는 새만금 문제를 전국적인 이슈로 띄워올렸다.

 
문규현 신부가 ‘살아 있는 예수이자 스승’으로 여기는 형 문정현 신부(3.6%)도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 꼽혔다. 하지만 문정현 신부는 현재 전북을 떠나 있다. 그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거처를 아예 평택으로 옮겼다.

영향력 있는 기업인으로 뽑힌 송기태 전주상공회의소 소장(3.8%)은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도 뽑혔다. 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추진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전북 지역 1백68개 단체의 연합 단체로서 2003년에 설립되었다. 새만금 개발이나 방폐장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송대표는 문규현 신부와는 정반대편에 서 있다.

형제 신부, 나란히 순위에 올라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와 전 사무처장도 나란히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 꼽혔다. 주인공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봉호 변호사(3.8%)와 최형재 전 사무처장(3.4%).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인 최씨는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내년 전주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뿐 아니라 시민단체를 묻는 항목에서도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도드라졌다. 새만금이나 방폐장 문제가 현안이 되어서인지, 전북환경운동연합(27%)이 다른 지역과 달리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뽑혔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새만금 문제에 접근하면서 안팎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새만금을 부분 개발하자는 이른바 ‘신구상’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로서는 보기 드문 유연한 입장을 제시하자, 다른 지역 환경단체로부터 훼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반대로 전북 지역에서는 신구상이 세련된 개발 반대 논리라며 비판받았다.

김진태 사무처장은 “목이 터져라 반대해서 새만금 문제가 해결된다면 백번이라도 피를 토했을 것이다. 신구상은 지역의 현안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절충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구상안은 지난 2월 행정법원 판결로 힘을 얻었다. 새만금 소송에서 행정법원은 원고측인 환경단체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의 판결문은 사실상 신구상안에 가까웠다. 

행정 개혁과 지방 토호 세력을 감시하는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 2위에 올랐다(20.8%). 이 단체 김영기 사무처장은 “토호 세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기 위해 참여자치연구소를 설립해 감시 활동을 강화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경실련(12.8%)에 이어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에 오른 전농 전북도연맹(6%)도 눈에 띈다. ‘곡창 전북’에서는 고창농민회, 부안농민회 등 전통적으로 농민운동 세력이 강하다. 이수금 전 전농의장이나 전북도의회 김영근 부의장이  이 지역 농민운동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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