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웰빙 라면’ 시장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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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밀·감자 등 원료 다변화…MSG 무첨가 제품도 속속 등장

 
기능성 라면 또는 프리미엄급 라면이라고도 불리는 웰빙 라면 만들기는 라면 업체에 주어진 새로운 도전거리이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사회에 첫선을 보인 이래 이들 라면이 걸어온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무MSG·저나트륨을 표방한 이들 라면을 소비자들은 차갑게 외면하곤 했다. 맛이 거칠고 밋밋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때는 다시 왔다. 최근의 웰빙 열풍을 타고 라면 업체들은 기능성 라면에 다시금 눈을 돌리고 있다. 기능성·프리미엄급 라면 시장은 2002년 4백20억원에서 2003년 5백40억원, 2004년 6백50억원(추정) 규모로 꾸준히 성장했다.

먼저 국내 라면 시장의 73%를 석권하고 있는 농심이 야심 차게 선보인 것은 ‘채식주의’ 라면이다. 봉지당 중량을 120g에서 104g으로 줄이고, 스프에 채소 건더기를 대폭 보강한  이 라면은 MSG를 넣지 않은 농심 최초의 라면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나트륨 파동이 터진 직후 농심은 MSG를 대체할 천연 물질을 개발하고, 2010년까지 MSG 무첨가 제품을 농심 라면 전체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위 업체인 삼양은 우리쌀 청결미를 15% 함유한 ‘쌀라면’과 감잣가루·전분을 함유한 ‘감자라면’을 시판 중이다. 현재 기술 및 시장 상황으로 볼 때 MSG 무첨가 라면 출시가 시기 상조라고 보는 삼양측은 대신 특정 성분을 첨가한 기능성 라면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 또한 발아 현미를 첨가한 기능성 라면 ‘참마시라면’을 들고 나왔다. 참마시라면은 분말 스프 대신 콩나물·홍고추·대파 등을 넣은 생 스프를 사용해 기존 라면과 차별화를 꾀했다.

그런가 하면 식용유 회사로 널리 알려진 해표는 25년 만에 다시 뛰어든 라면 시장에서 웰빙 라면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MSG를 쓰지 않은 ‘현미라면’과 ‘감자라면’을 출시해 대도시 할인점에서 재미를 본 해표는 조만간 나트륨 함량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 라면을 출시해 저염 라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유기농 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단 “100% 유기농 라면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라고 (주)우리밀 김봉섭 상무이사는 털어놓는다. 물론 (주)우리밀에서 나오는 우리밀 김치라면·육개장라면 등은 순수 국산 밀로 만든다. MSG도 넣지 않는다. 대신 핵산류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낸다.

문제는 스프이다. 월 20만~30만 개 판매가 고작인 소규모 업체로서는 단독으로 스프 공장을 운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스프를 제조할 때 메이저 라면 회사 신세를 질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100% 유기농 재료를 써달라고 요구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김이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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