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어주는 두 남자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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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MBC <즐거운 문화 읽기> 진행자 박성봉 교수(49·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오른쪽)는 시청자들에게 ‘문화 읽어주는 남자’로 통한다. 시청자를 위해 눈높이를 사정 없이 낮춘 박교수는 고담준론을 버리고 ‘맛있는 수다’를 선택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이해할 수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고 고백하는 솔직한 진행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화를 읽어주는 또 다른 남자, 김지완 책임PD(48·왼쪽)는 <즐거운 문화 읽기>를 장수 문화 프로그램의 궤도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행복한 책 읽기>를 통해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의 모형을 선보인 그가 시도한 것은 문화 예술에 대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다. 그는 대가와 주류에만 맞추어진 스포트라이트를 과감히 신예와 비주류에게도 나누어 비추었다.

소외된 장르의 소외된 예술가들을 찾아 나서자, <즐거운 문화 읽기>는 문화예술가들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아, 우리 나라에 저런 예술가가 있었구나’ 하고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대로 예술가 대접을 받지 못했던 만화가와 인디 예술가들이 시청자들에게 소개되었다.

<즐거운 문화 읽기>가 지향하는 또 다른 방향은 ‘감상하는 문화’가 아니라 ‘참여하는 문화’다. 제작진은 사람들이 직접 개입해서 할 수 있는 문화에 방점을 둔다. 박교수는 “방송을 시작하기 전까지 문화 예술은 감상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방송을 진행하면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충동을 계속 느꼈다. 시청자들도 나처럼 참여 욕구가 생기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즐거운 문화 읽기>가 오는 7월7일로 100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100회를 맞이하는 소회를 김지완 PD는 “문화가 고이면 썩듯이 문화 프로그램도 고이면 썩는다. <즐거운 문화 읽기>가 늘 새로운 얼굴로 시청자들과 만나며 1000회까지 갔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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