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떠나야 할 때 알고 떠나는 '아름다운 후퇴’
  • 이철현 기자 (leon@sisapress.com)
  • 승인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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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연구소 안철수 사장, 학업 위해 일선 퇴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국내 최대 보안업체로 성장시키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안철수 사장의 뒷모습은 이형기 시인이 1975년 발표한 시 <낙화>의 첫 연을 연상시킨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지난해 매출 3백38억원, 순익 1백6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자 안사장은 전격적으로 대표이사 직을 김철수 부사장에게 물려주었다. 앞으로 안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주주·직원·고객을 위한 선진 지배 구조를 만드는 일을 담당한다.
안사장은 1988년 초 자기 컴퓨터를 공격한 브레인 바이러스를 풀면서 컴퓨터 백신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었다.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V3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했다. 1999년 암호화와 접근제어 보안 제품 앤디(EnDe) 시리즈를 선보였고 2000년 보안 컨설팅과 웹 기반 보안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안사장은 바이러스 프로그램 'V3'를 12년 동안 무료로 배포해 정보 손실과 외화 낭비를 막았고, 외국 기업이 거액을 주고 백신 프로그램을 사겠다는 제의도 거부했다.
안사장이 갑작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끊임없는 공부 욕심 때문이다. 그는 “노안으로 인해 (책을 보기 위해서는)돋보기가 필요하기 전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학업에 매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워튼스쿨)에서 경영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구체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분야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의학·BT(바이오 기술)·IT(정보 기술)·경영 부문에서 그가 쌓아온 경험이 바탕을 이룰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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