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밥상’ 대령이오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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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사르드 박사, 시간대 별로 ‘궁합 맞는 식단’ 제시
나이를 먹은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는 하나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사실 이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른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 그리고 활기찬 생활이 건강 유지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바른 식생활’이 무엇인가 물으면 답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장수 노인들의 식단을 따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때때로 장수 노인들의 식탁은 우리가 아는 음식 상식을 ‘배반’한다. 최근 박상철 교수(서울대 의대·생화학교실) 팀이 우리 나라 100세 이상 노인 63명의 ‘식탁’을 조사한 결과도 그랬다. 노인들은 잡곡밥보다 쌀밥을 더 좋아했고, 날 채소보다 데친 채소를 선호했다. 그들 중 93.6%가 단 음식을 좋아했고, 52.4%가 짠 음식을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떤 음식을 언제 먹어야 더 오래 살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현대 과학이 그 비밀을 하나둘 캐내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사과·육류·생선 등을 아침·점심·저녁 가운데 언제 먹어야 더 좋은지 규명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유럽노화방지학회 설립자인 클로드 쇼사르드 박사(58)도 25년간 비슷한 연구를 해왔다. 그는 그 자료를 토대로 ‘적시 영양(適時營養;Timely Nutrition)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식사법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식단은 영양 및 칼로리 공급에 중점을 둔 식단이었다. 그러나 적시 영양 프로그램은 다르다. 시간대 별로 몸이 원하는 음식을 공급해 몸의 기운을 높여주는 특별한 식단이다. 쇼사르드 박사에 따르면, 음식 먹는 시간대는 아침·점심·오후·저녁으로 구분된다. 우선 아침. 아침은 간의 기능이 활성화하고 세포막이 형성되는 시간대이다. 따라서 에너지 생성에 좋은 양질의 단백질(생선·살코기·지방) 위주로 식탁을 차리는 것이 좋다. 달걀·올리브 기름·잡곡밥·야채·치즈, 전분 요리(빵·고구마·감자·떡·국수 등)도 아침에 이로운 음식들이다.

점심은 위에서 유미즙이 생성되어 비교적 위 기능이 활성화하는 시기이다. 그 덕에 따로 음식을 가려 먹을 필요가 없다. 아침처럼 붉은 살코기와 생선을 섭취해도 좋고, 올리브 기름과 채소도 이롭다. 전분 요리도 권할 만하다. 오후 4~6시에 음식을 먹는다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때여서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 이로운데, 코코아가 70% 이상 들어 있는 다크 초콜릿이나 과일, 저지방 우유, 견과류가 특히 이롭다.
저녁 때는 생선·콩·닭고기 먹어라

이 시간대에 섭취하는 당분은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아 살찌는 데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지방으로 분해되는 음식을 시도 때도 없이 섭취하게 되면 에너지로 소모되지 않고 지방으로 저장되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인슐린 분비가 과다해져 수시로 배고픔을 느끼게 되고, 결국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도록 유도한다.

저녁에는 신장이 몸을 정화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시기이다. 이때에는 생선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면 아침과 낮에 유익했던 전분과 지방 섭취는 오히려 해가 된다. 따라서 충분한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는 생선이나 올리브 기름, 그리고 콩과 들기름, 단백질이 든 하얀 살코기(닭고기 등)를 섭취한다. 쇼사르드 박사는 “튀김류·탄 고기·젓갈류·술과 커피·패스트푸드는 적게 먹거나, 아예 안 먹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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